[부산/경남]장애-비장애 초등학생 ‘아름다운 수학 여행’

장애, 비장애 초등학생이 손을 맞잡고 여행을 떠난다.

경남 마산시 합성동 정신지체장애학생 교육기관인 경남혜림학교 초등부 6학년생 20명과 김해시 한림면 신천리 신천초등학교 5, 6학년생 48명은 1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통합 수학여행에 나선다.

목적지는 경남북의 사찰과 관광지. 이들은 11일 오전 9시 관광버스 2대에 나눠 타고 경남혜림학교를 출발해 양산 통도사와 경주월드 등지를 구경한다. 이어 석굴암과 불국사, 천마총, 첨성대, 경주박물관을 관람한 뒤 12일 오후 6시 경남혜림학교로 돌아온다.

이번 여행 기간 중 신천초등학교 학생 2, 3명이 혜림학교 학생 1명의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된다. 혜림학교는 중고등부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간 적이 있으나 초등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학교는 통합여행을 계획하고도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평소 장학금을 지원한 마산항도라이온스클럽(회장 김길곤)이 350만 원을 지원해 여행이 이뤄지게 됐다.

혜림학교와 신천초등학교의 교류는 2003년 9월 시작됐다.

1998년부터 5년간 혜림학교에서 연구부장으로 근무하다 신천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긴 서점선(51) 교감의 제안이 계기였다. 이후 두 학교는 농촌체험활동과 예체능 중심의 모범적인 통합교육을 펼쳐왔다.

특수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서 교감은 “통합교육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이 없으면 장애학교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신천과 혜림의 통합교육에 구성원 대부분이 만족한다”고 밝혔다.

수학여행 인솔책임자인 혜림학교 조종환(56) 교감은 “두 학교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