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원미갑…부활하나 데뷔하나▼
경기 부천시 원미구청 맞은편 메가밸리 빌딩 2층 복도. ‘원미구 발전을 빠르게 속 시원하게’(열린우리당 이상수·李相洙 후보), ‘부천의 작은 힘을 살리자’(한나라당 임해규·林亥圭 후보)는 포스터가 어지럽게 붙어 있다.
부천 원미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가 특이하게도 같은 건물 같은 층의 사무실을 나란히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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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창업공신이면서도 2002년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구속돼 옥고를 치렀던 이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1986년 부천 성고문 사건 때 주임변호사로 활동했다는 ‘연고’와 함께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중앙 정치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힘센 일꾼’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낮은 정당 지지율이 약점이다. 이 후보도 이를 의식해 정치 이슈보다는 뉴타운 건설 등 지역 차원의 ‘정책이슈’에 주력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시의원 3선을 한 임 후보는 ‘부천 사람’임을 강조한다. 그는 이 후보가 지역구를 옮겼음을 지적하면서 “국민 심판을 받으려면 (이 후보의 전 지역구인) 서울 중랑구에 가서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대한민국을 구하고 민생을 살리겠습니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정부 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선거 판세에 대한 두 후보 측의 주장은 크게 엇갈린다. 이 후보 측은 “초반 열세를 딛고 임 후보를 거의 따라잡았다”고 말하는 반면 임 후보 측은 “여전히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난다”고 일축하고 있다.
무소속 안동선(安東善) 후보의 출마도 변수다. 이 지역에서 4선을 한 안 후보 측은 “부천 토박이 고정표가 상당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대구 동을…‘盧-朴 대리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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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을에서 한나라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의 ‘대리전’이라고 주장하며 정치 대결을 강조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강철(李康哲) 후보는 노 대통령의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었고, 한나라당 유승민(劉承旼) 후보는 박 대표의 비서실장이었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측은 “대리전 주장은 선거를 정쟁화하려는 구태”라고 비판하며 정책 대결 선거를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 지역의 발전을 이루려면 힘있는 여당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1988년 13대 총선을 시작으로 이 지역에서 4차례나 출마해 낙선했다는 점 때문에 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동정론도 이 후보 측에 유리한 요소.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최근 발표된 한 지역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가 30.9%, 유 후보가 32.1%의 지지도를 보였다. 충분히 추격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유 후보 측은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다. 선거 슬로건도 ‘정권을 되찾아오고 대구 동구도 살려 내겠다’로 정했다.
중앙 정치권에서의 지명도에 비해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지만 정당 지지도가 압도적인 데다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재선한 부친 유수호(劉守鎬) 전 의원의 후광도 만만치 않다는 것.
사회보험노조 대구 수성지부장 출신인 민주노동당 최근돈(崔根惇) 후보는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을 주장하며 노동자와 서민의 표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자민련은 이명숙(李明淑) 당 사회복지특위 위원장을 내세웠고,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조기현(曺琪鉉) 후보는 무소속으로 도전한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경기 광주…‘홍사덕 변수’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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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는 한나라당의 정진섭(鄭鎭燮) 후보 공천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사덕(洪思德) 전 의원이 최대 변수다.
지역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한나라당 박혁규(朴赫圭) 전 의원의 조직을 홍 후보가 상당 부분 흡수한 상태라는 것이 지역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단순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이 단연 우세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한나라당은 “홍 후보 캠프에 참여하는 당원은 출당시키겠다”며 집안 단속에 주력하고 있다. 11일 ‘본보기’로 광주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등 2명을 출당시키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12일 오후 2시 열린 정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함께 23명의 의원이 대거 참석해 총력 지원에 나섰다. 박 대표는 “당에 후보가 둘일 순 없다. 정 후보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투표율이 낮은 재선거는 막바지로 갈수록 정당 대결, 즉 여야 대결로 압축될 수밖에 없다”며 한나라당의 최종 우세를 주장했다.
반면 홍 후보 측은 “이변이 없는 한 이길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대중성과 인지도 면에서 앞서고 있는 데다 ‘거물’ 정치인이 당선돼야 지역 발전에 유리하다는 것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한다.
열린우리당 이종상(李宗相) 후보 측은 한나라당의 내홍(內訌)으로 인한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구악에 물들지 않은 참신한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먹히고 있다”고 말하지만 정 후보나 홍 후보에 비해 다소 약세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이상윤(李相允) 후보는 고정표가 있긴 하지만 대세를 장악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울산 북…노동자 票心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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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원들이 밀집한 울산 북구는 민주노동당이 초반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곳의 현대차 및 관련 업체 직원들과 그 가족을 합치면 전체 주민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의 투표율이 얼마나 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힐 정도다.
민노당은 전직 현대차 노조위원장 출신끼리 맞붙은 경선을 통해 정갑득(鄭甲得) 씨를 후보로 정했다. 민노당은 이 지역 출신 조승수(趙承洙) 전 의원의 의원 직 상실로 의석수가 9석으로 줄어 단독 입법발의가 불가능해졌음을 주지시키며 “재선거에서 꼭 승리해야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입법의 단독 발의가 가능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은 열세를 인정하면서 민노당 후보 경선의 후유증 가능성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민노당은 2000년 총선 때 이 지역에서 경선 후유증에 따른 지지표 분산으로 타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준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노당 측은 “경선에서 정갑득 후보와 맞붙었던 정창윤(鄭敞允) 씨 측이 승복을 다짐했다”며 이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최근 강승규(姜承奎)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택시사업자 단체로부터 수천만 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등 노동계의 비리사건이 잇따라 터진 것도 변수로 꼽힌다.
16대 의원을 지낸 한나라당 윤두환(尹斗煥)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실어 달라”는 논리로 보수층을 파고들고 있다. 영남지역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는 당 지지도를 어떻게 개인 후보 지지로 연결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울산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박재택(朴載宅) 후보는 울산 국립대 설립 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하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힘 있는 여당을 밀어 달라”는 주장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경기 광주 재선 후보 현황 | ||||||
소속 | 후보 | 학력 | 경력 | 재산신고액(원) | 납세액(원) | 병역 |
열린우리당 | 이종상(43) | 고려대 심리학과 |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국장 | 3억3166만 | 264만 | 군필 |
한나라당 | 정진섭(53) | 서울대 법학과 | 경기도지사 정책특보 | 4억653만 | 642만 | 군필 |
민주당 | 이상윤(59) | 동국대 대학원 | 민주당 중앙당 조직위원장 | 16억3974만 | 7364만 | 군필 |
민주노동당 | 최종원(36) |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4년 중퇴 |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정책위원장 | 4000만 | 0 | 미필 |
무소속 | 이태희(47) | 고려대 정책과학대학원 | 스카이맨랜드㈜ 대표이사 | 7억4037만 | 2821만 | 군필 |
무소속 | 홍사덕(62) | 서울대 외교학과 | 정무 제1장관 | 3억8960만 | 892만 | 군필 |
경기 부천 원미갑 재선 후보 현황 | ||||||
소속 | 후보 | 학력 | 경력 | 재산신고액(원) | 납세액(원) | 병역 |
열린우리당 | 이상수(59) | 고려대 법학과 | 제13·15·16대 국회의원 | 7억6561만 | 1969만 | 군필 |
한나라당 | 임해규(45) | 서울대 교육학 박사과정 수료 | 부천시의회 3선의원 | 6514만 | 24만 | 군필 |
민주당 | 조용익(39) | 성균관대 법학과 | 가정법률상담소 자문변호사 | 6억3129만 | 1억2016만 | 군필 |
민주노동당 | 이근선(46) | 대헌공업전문대 통신과 | 병원의료노조 세종병원지부장 | 1억6667만 | 293만 | 군필 |
무소속 | 안동선(70) | 성균관대 경제학과 1년 중퇴 | 제12·14·15·16대 국회의원 | 7억8855만 | 2507만 | 군필 |
무소속 | 정인수(26) | 한국체육대 경기지도과 | 학사장교 40기 | 525만 | 32만 | 군필 |
대구 동을 재선 후보 현황 | ||||||
소속 | 후보 | 학력 | 경력 | 재산신고액(원) | 납세액(원) | 병역 |
열린우리당 | 이강철(58) | 경북대 정외과 |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 | 1억6230만 | 129만 | 군필 |
한나라당 | 유승민(47) | 美 위스콘신대 경제학과 | 한나라당 의원·대표비서실장 | 17억1353만 | 1287만 | 군필 |
민주노동당 | 최근돈(44) | 경북대 조경학과 | 사회보험노조 대구경북본부장 | 1억5197만 | 1254만 | 군필 |
자유민주연합 | 이명숙(55) | 효성여대 교육대학원 | 자민련 사회복지특위 위원장 | 5억1365만 | 8053만 | 여성 |
무소속 | 조기현(56) | 계명대 정책대학원 | 대구시 행정부시장 | 7억3045만 | 2907만 | 군필 |
울산 북 재선 후보 현황 | ||||||
소속 | 후보 | 학력 | 경력 | 재산신고액(원) | 납세액(원) | 병역 |
열린우리당 | 박재택(58) | 성균관대 행정학과 | 울산시 행정부시장 | 5억5243만 | 2915만 | 군필 |
한나라당 | 윤두환(50) | 중앙대 행정대학원 | 제16대 국회의원 | 5억1286만 | 2735만 | 군필 |
민주노동당 | 정갑득(47) | 대구 농림고 |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 1억5163만 | 1308만 | 군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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