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배우 이혜영. 영화제 핸드프린팅 행사 참석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9시 55분


“아버지를 잊지 않은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시민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인 고(故) 이만희 감독의 회고전이 열리는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배우 이혜영(43) 씨는 13일 이같이 말했다.

1975년 45세에 숨진 이 감독은 ‘만추’ ‘돌아오지 않는 해병’ ‘귀로’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불러 모았던 한국영화계의 거장.

이번 회고전에서는 이 감독의 유작 10편을 상영되는데 일반인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미발표작 ‘휴일’이 포함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 가족에게 살아있는 전설처럼 느껴졌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부재는 엄청난 충격이었죠. 영화일로 항상 바쁘셨지만 어쩌다 일찍 오실 때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안아주셨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해요.”

그는 감정이 북받쳤는지 눈물을 훔치다 한참 만에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아버지와 지낸 시간들이 마냥 즐겁게 기억되지는 않아요.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슬픈 일들도 많았어요. 그러나 일부에서 평가하는 것처럼 고독하고 암울한 성격은 아니었고 자유주의자였고 낙천적이며 유머러스한 분이셨습니다.”

9일 아버지를 대신해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하기도 한 그는 “아버지가 작고하신지 30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며 “제작하신 51편의 영화 중 대표작 ‘만추’를 포함해 20여 편의 필름이 사라진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 영화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면서 “부산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영화의 ‘성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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