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군입대 적응 프로그램 외국 국적자에게 절실”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9시 55분


“외국 국적이나 시민권을 포기하고 군 복무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만 이들이 군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경북 영주시 동양대 최성해(崔成海·54) 총장은 10일 외아들을 해병대에 입대시켰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가진 외아들 웅식(雄植·23) 씨는 지난해 보스턴 컬리지를 졸업하고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에 입사했다가 입대를 위해 퇴사했다.

최 총장은 “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입대하면 칭찬하고 그렇지 않으면 병역기피라며 비난하는 풍조가 있는 것 같다”며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면 문화적 차이가 때문에 군 입대를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1982부터 10여년 생활하면서 집에 태극기를 걸어두고 아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시켰다. 또 아들이 해병대에 잘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 입대 전까지 한자(漢字) 학원에 보내는 등 한국 문화를 익히도록 했다.

그는 “외국에서 아이가 태어날 경우 한국은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조국일 뿐 자기와는 관련이 없는 땅처럼 여기기 쉽다”며 “이런 자식을 군대 보내면 혹시 따돌림을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게 부모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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