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울산 업그레이드 시킨 전국체전

  • 입력 2005년 10월 19일 08시 12분


14일 울산에서 개막된 제86회 전국체전이 폐막(20일)을 하루 앞두고 있다.

이 체전은 울산시가 1962년 우리나라 최초로 특정 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광역시 승격(1997년)과 월드컵 대회(2002년), 국제포경위원회(IWC·2005년) 개최 등에 이은 큰 행사였다.

이번 체전은 울산의 면모를 확 바꿔 놓은 행사였다. 울산시는 이번 체전을 위해 종합운동장 등 7개 경기장을 신설하고 기존 49개 경기장의 시설을 개보수했다. 야구장 등 몇몇 경기장을 제외하고는 체육시설이 열악했던 울산시는 이 체전을 계기로 번듯한 체육시설이 골고루 갖춘 것이다.

전국에서 온 손님을 맞기 위해 태화로터리 등 시내 주요도로도 확장되거나 새로 개설돼 교통체증 구간이 거의 사라졌다.

울산 시가지를 관통하는 태화강이 회생한 것도 큰 업적 가운데 하나다. 오·폐수 때문에 ‘죽음의 강’으로 불렸던 태화강에는 시가 10여년부터 추진한 정화사업 덕택에 올 8월 전국 수영대회에 이어 체전의 조정과 카누 경기가 열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또한 물고기 떼가 몰려들어 시민들이 낚시터이자 쉼터가 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개막식에서 “태화강을 살려낸 것은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만한 일”이라고 격찬했다.

하지만 울산시가 보완해야할 미비점도 적지 않았다.

시는 수 십 만평의 억새평원으로 유명한 ‘영남알프스’와 태화강 십리대숲, 동해로 이어지는 울산의 자연환경을 체전 손님들에게 보여줄 변변한 관광 상품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다.

모텔 등 숙박시설은 술집 손님을 받기 위해 체전 손님을 홀대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행정당국의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개막식 입장권을 현장에서 배부하지 않아 애써 먼 길을 찾아왔던 시민들을 허탈하게 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이번 체전이 ‘공해도시’라는 울산의 도시 이미지를 ‘생태·환경도시’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울산시민은 물론 외지 손님들도 대체로 수긍하고 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울산의 이미지를 어떻게 지켜나가느냐는 것은 이제 시와 시민 모두의 몫으로 남게 됐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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