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인하대 자원봉사 동아리 ‘나무’

  • 입력 2005년 10월 22일 07시 17분


“나눔은 돈을 많이 번 다음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나눠야 진정한 사랑의 실천입니다.

인하대 동아리 ‘나무’ 회원들이 평소 생각하는 봉사에 대한 신념이다.

나무는 부모의 이혼, 가출, 재혼 등의 이유로 홀로 남은 아이를 돌보는 동아리. 1998년 만들어진 동아리 회원은 현재 20여명.

이들은 홀로 남은 아이들과 자매결연을 통해 사랑을 실천한다. 돌보는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친형 또는 친누나, 친언니처럼 돌본다.

조를 짜서 자신이 맡은 학생의 가정을 매주 2번씩 찾아가 공부를 가르치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는 등 부모 역할을 한다.

김가혜(20·여·한국어문학과) 씨는 “생일, 추석, 설날, 크리스마스 등 아이가 소외감을 느끼는 날에 시간을 쪼개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부모가 없다보니, 항상 기가 죽어 있어요. 또래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고 고민거리를 얘기할 상대가 없어 더욱 방황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나무 회원들은 “어른의 야속한 행동 때문에 혼자 남겨진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운동 신경이 뛰어나 축구를 잘하는 김민규(가명·14·중 1년) 군은 초등학교 때 축구부에 들어갔지만 월 회비 15만 원을 내지 못했다.

축구부의 학부모들은 “회비도 못내는 학생이 무슨 축구를 하냐. 김 군을 축구부에서 내보내던가, 우리 아이도 회비를 받지 말라”고 학교에 항의했다.

담임교사가 김 군의 회비를 대신 내겠다고 나섰지만 학부모들은 막무가내였다. 나무 회원들은 “이런 고민을 아이의 입으로 들을 때마다 세상이 너무 각박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아쉬워했다.

나무는 자원봉사 활동을 A4용지에 적은 ‘파랑새 이야기’를 인하대 화장실에 붙여놓으면 글을 읽고 감동해서 회원에 가입하는 학생도 있다.

서보은(20·여·경영학과 2학년) 씨는 파랑새 이야기를 읽고 회원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 아이가 울먹이며 전화를 걸었어요. 할머니가 치매로 병원에 입원했는데 고모 집에 가게 됐다며 ‘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봉사의 기쁨이 이런 것이라는 걸 느꼈죠.”

후원 및 회원가입 문의는 011-686-8800.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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