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내장산 등으로 큰맘 먹고 가야 하는 단풍놀이가 부담스러우면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려 보자. 오색 단풍과 바람에 구르는 낙엽을 볼 수 있는 곳이 도심에도 여러 곳 있다. 여기에 박물관, 고궁, 놀이공원 등이 가까이 있으면 주말 나들이로 적격. 이번 주말에는 가족 연인 친구들과 낙엽을 밟으며 추억을 만들어 보자.
○ 화랑로, 버즘나무 산책로가 일품 서울 노원구 공릉동 육군사관학교 입구∼삼육대 구간 8.6km는 올해 서울시가 선정한 47개 ‘단풍과 낙엽의 거리’ 중에서 길이가 가장 긴 곳. 길을 따라 양 옆으로 버즘나무 1200여 그루가 서 있어 마치 단풍으로 만든 터널 같다.
주변에 아파트, 주택 등의 주거시설이나 상가가 없어 호젓하고 조용한 것도 큰 장점. 산책로와 차도가 함께 있어 산책과 드라이브 둘 다 가능하다.
산책 후에는 인근의 육군사관학교, 태릉, 삼육대 등에 들러 보자. 육군사관학교에서는 주말 관광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육군박물관, 육사기념관, 화랑연병장, 야외무기전시장 등을 둘러보는 코스. 삼육대 교정도 수십 년 된 소나무들과 주변의 불암산 단풍이 어우러져 근사한 풍경을 자랑하는 곳.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내려 10분쯤 걸으면 육군사관학교 정문이 나온다. 이곳에서 서울여대 방향으로 들어서면 산책로 입구가 나온다.
○ 서울대공원, 단풍 속에서 뒹굴고 구르고
서울대공원 외곽순환도로 6.5km는 왕벚나무, 은행나무 등 2600그루가 우거져 있어 단풍 구경으로는 안성맞춤.
29일부터는 공원 내 코끼리 방사장 앞에서 20평 규모의 ‘단풍풀장’이 운영된다. 각종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풀장에서는 마음껏 뒹굴거나 뛰어놀 수 있다. 낙엽에 글귀를 써오면 무료로 코팅을 해주는 행사도 진행된다.
특히 ‘낙엽의 거리’로 지정된 얼룩말 방사장∼유인원관 500m 구간과 ‘단풍의 거리’로 지정된 맹수사∼산새장 450m 구간에는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 1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어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단풍 구경이 끝나면 취향에 맞춰 국립현대미술관을 구경하거나 서울랜드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 삼청동길 덕수궁길, 낙엽 밟으며 도심 데이트를
경복궁∼삼청동으로 이어지는 2.9km의 삼청동길은 단풍과 고궁 담장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노란 은행잎들 사이로 보이는 나지막한 건물의 갤러리들이 이 길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덕수궁∼정동 1km 구간은 해가 떨어지고 난 후에 걸어 보자. 은은한 가로등 불빛을 타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가을임이 실감난다. 정동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서울시립미술관에 들러 30일까지 전시하는 ‘청계천을 거닐다’를 관람하는 것도 추천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