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의 고장인 경북 성주군에 자랑거리가 생겼다. 성주읍 경산리 성주중앙초교(교장 배성조·裵聖祚) 학생들의 줄넘기 실력이 바로 그것.
이 학교 줄넘기 시범단인 ‘꿈도리’ 24명은 최근 수원대에서 한국줄넘기협회가 주최한 제7회 전국줄넘기선수권대회에서 초등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꿈도리’는 ‘줄넘기에 꿈을 실어 돌리는 아이들’이라는 뜻. 이들은 ‘한국대표’ 자격으로 내년 7월 중순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제6회 세계줄넘기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꿈도리는 올 2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3회 아시아줄넘기대회에서 8개국 초등 대표팀과 겨뤄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런 상과를 올리기까지 김동섭(金東燮·44) 교사의 ‘고민과 헌신’이 큰 몫을 했다.
김 교사는 10년 전 구미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어떻게 하면 몸이 약한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줄넘기를 생각했다.
“자투리 시간에 줄넘기를 하니 학생들이 곧 싫증을 냈죠. 신문기사에 ‘심장병 예방을 위한 줄넘기 대회를 구미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을 보고 행사에 참석했어요. 음악에 맞춘 줄넘기를 보니 이거다 싶더군요.”
이 때부터 그는 줄넘기에 음악을 곁들인 ‘음악 줄넘기’에 푹 빠졌다.
구미의 한 두메산골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2000년에는 전교생 30여명을 위해 학교에서 숙식을 하면서 음악 줄넘기 연구에 매달렸다.
“학교를 마치면 갈 곳이 없어 운동장에서 시간을 때우던 아이들이 음악줄넘기를 배우면서 완전히 달라지더군요.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자신감도 가지게 됐습니다.”
그는 줄넘기에 필요한 신나는 음악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노래방에서 녹음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2002년 고향인 성주로 와서 그는 3년 만에 이 학교를 한국대표 줄넘기 학교로 바꿔놓았다.
김 교사는 “줄넘기는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좋은 운동이지만 그냥 하면 싫증나고 힘들다”며 “10여가지 기본 동작 정도를 익힌 뒤 음악을 곁들이면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8관왕을 차지한 5학년 최우준(11) 군은 “나중에 꼭 체육선생님이 돼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싶다”며 “내년 캐나다 대회에서도 한국의 줄넘기 실력을 뽐내겠다”고 자신했다.
최 군은 이번 대회에서 3단 뛰기(한 번 뛰는 동안 줄넘기를 세 번 돌리는 것)를 108회나 해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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