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한국영농학생 초대형 벽화에 전원풍경 담아

  • 입력 2005년 10월 28일 08시 13분


농업계 고교생의 최대 잔치인 제34년차 한국영농학생 전진대회가 열리고 있는 광주 북구 오치동 광주자연과학고.

26일부터 3일간 계속된 대회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강당 벽면에 설치된 초대형 곡물벽화이다.

높이 9m, 폭 12m의 벽화는 물감이나 페인트가 아닌 콩과 팥, 메밀, 녹두 등 10여 종의 곡물을 재료로 사용한 것이 특징.

벽화를 그리는데 들어간 재료는 2t 분량이며 곡물 값으로 500만 원이 들었다.

이 학교 이유미(26) 미술교사와 1학년 10여 명이 꼬박 22일간 작업해 벽화를 완성했다.

신문지 크기의 용지에 밑그림을 그리고 접착제로 곡물을 일일이 붙였다. 실내가 아닌 실외에 설치해야 하므로 비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벽화 전면을 특수 코팅 처리했다.

벽화는 가을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전원 풍경을 담고 있다. 도심빌딩이 바라다 보이는 개울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물고기를 잡고 그 옆에서 딸이 젖은 옷을 말리고 있다.

또 가족을 따라나선 강아지와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를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벽화 중 시냇물 부분을 외부 공간으로 연결해 벽화 앞에 다리를 설치하고 초가와 장승을 꾸며 농촌의 전통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곡물벽화를 기획한 이 학교 최범태(36) 교사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도시형 농업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곡물벽화를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