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3일간 계속된 대회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강당 벽면에 설치된 초대형 곡물벽화이다.
높이 9m, 폭 12m의 벽화는 물감이나 페인트가 아닌 콩과 팥, 메밀, 녹두 등 10여 종의 곡물을 재료로 사용한 것이 특징.
벽화를 그리는데 들어간 재료는 2t 분량이며 곡물 값으로 500만 원이 들었다.
이 학교 이유미(26) 미술교사와 1학년 10여 명이 꼬박 22일간 작업해 벽화를 완성했다.
신문지 크기의 용지에 밑그림을 그리고 접착제로 곡물을 일일이 붙였다. 실내가 아닌 실외에 설치해야 하므로 비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벽화 전면을 특수 코팅 처리했다.
벽화는 가을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전원 풍경을 담고 있다. 도심빌딩이 바라다 보이는 개울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물고기를 잡고 그 옆에서 딸이 젖은 옷을 말리고 있다.
또 가족을 따라나선 강아지와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를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벽화 중 시냇물 부분을 외부 공간으로 연결해 벽화 앞에 다리를 설치하고 초가와 장승을 꾸며 농촌의 전통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곡물벽화를 기획한 이 학교 최범태(36) 교사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도시형 농업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곡물벽화를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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