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鄕愁)’의 작가 정지용 시인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이곳이 2009년 부터는 ‘은어(銀魚)의 고장’이라는 이름을 얻을 전망이다.
충북도와 옥천군이 이 지역을 전국 최대 은어 서식지로 만들기로 하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인 증식사업에 나섰기 때문.
24일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앞 금강 상류에서 공무원과 지역 어민들은 산란을 앞둔 어미 은어 120kg을 잡아 채취한 660만 개 가량의 알을 인공수정한 뒤 부화상자에 담아 수심 1m 가량의 여울에 매달아 놨다.
이달 중 한 차례 더 은어를 잡아 채란한 뒤 인공수정시킬 계획이다. 부화상자에 매달아 놓으면 부화율이 자연 상태보다 2, 3배 높아지는데다 인공수정란이 다른 물고기에 잡혀 먹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수정란에서 부화된 치어는 12월 초 대청호로 내려가 겨울을 지난 뒤 내년 봄 금강으로 돌아온다.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성 어종으로 주로 동해와 남해에 맞닿은 강과 하천에 사는 은어를 내륙지역인 옥천지역에서 대량 증식시키는 데는 이유가 있다.
1997년 충북도내수면연구소가 옥천군 청성면 대청호에 풀어 넣은 300만 개의 수정란 중 일부가 살아남은 뒤 회귀습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은어가 대청호와 금강유역에서 잡히기 시작, 8월에는 옥천읍내를 가로지르는 금구천에까지 떼 지어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충북도는 2009년까지 연차적으로 인공수정란을 풀어 넣고 새끼 은어를 40만 마리 방류해 전국 최대 은어 특산단지로 만들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옥천군은 지난달부터 내년 4월까지 은어 포획을 금지했으며 지역 어민들도 자율 감시단을 구성, 불법 포획을 막고 있다.
충북도와 옥천군은 2007년부터는 이 일대 은어 개체수가 지금보다 10배 이상 늘어나고 2009년에는 어획량 100t, 어업소득만 15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옥천군 산림축산과 이상익 씨는 “은어 개체가 늘어나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은어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어는 9, 10월 부화한 뒤 바다에 내려가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 다시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오는데 맛이 담백하고 수박향을 지닌 고급 어종으로 최고 25∼30cm까지 자란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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