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뺑소니범, 목격자 행세하다 석달만에 들통

행인을 차로 치어 즉사시키고 도주한 뺑소니 운전자가 목격자 행세를 한 지 석 달 만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자신의 트럭으로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트럭운전사 양모(65) 씨를 3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7월 30일 오전 2시 15분경 서울 강남구 개포동 567 앞 길가에서 길을 건너던 주부 조모(25) 씨가 자신의 차에 치여 숨지자 도망친 혐의다.

양 씨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사고가 난 지 1시간 반 만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사고 목격자인 것처럼 경찰에 허위 진술하는 등 3개월 동안 목격자 행세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3개월 동안 양 씨가 진술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진술 내용이 매번 바뀌고 양 씨의 트럭에서 사고 흔적이 발견돼 의심이 갔다”고 밝혔다.

양 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차량 조사 결과 사망자의 혈흔이 차에서 발견되는 바람에 거짓말이 들통 났다.

한편 사건 심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박철(朴徹)부장판사는 “양 씨가 현장에 돌아온 데는 속죄의 뜻도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고령인 데다 아들이 신용불량자인 점 등을 감안해 불구속한다”고 구속불가 취지를 밝혔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