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건축업을 하는 박형만(朴亨萬·69·사진) 씨. 그는 1997년 공주문화원에 만희복지사업운영회를 설립한 뒤 해마다 장애인과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등 20명에게 10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다쳐 고향을 방문하지 못했다”며 지난달 25일 공주를 찾아 한꺼번에 2000만 원을 내놓았다. 정신지체 장애인 등이 다니는 공주 정명학교에도 장학금으로 300만 원을 전달했다.
박 씨는 공주농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학비가 없어 중퇴한 뒤 1958년 서독으로 건너가 광부 생활을 했다. 3년간 8000m 지하 갱도에서 꼬박 하루 8시간씩 일해 돈을 번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막노동과 청소 일을 거쳐 자동차 정비업과 부동산업으로 돈을 벌자 1972년 로스앤젤레스에 ‘남가주 한인학교’를 세웠다.
그는 미국 생활 초기에 언어 때문에 고생했던 경험을 교훈삼아 한국 이민자가 무료로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했다. 교포 2, 3세에게는 한국어를 무료로 가르쳤다.
사업에 성공하고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자 로스앤젤레스 교민역사 주요인물 100인에 선정됐다.
박 씨는 “많은 돈을 벌어 봤지만 봉사할 때 가장 삶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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