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 오포읍의 아파트 개발사업과 관련해 건설업체로부터 지구단위계획 변경 승인을 받게 해 달라는 청탁 등과 함께 10억 원, 납골당 선정과 관련해 5억 원 등 15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다.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 연루 단서는 없다”=오포읍 아파트 개발 사업과 관련해 고위직 인사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작년 12월엔 이 지역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박혁규(朴赫圭) 전 의원과 김용규(金容奎) 광주시장이 구속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오염총량제 등의 관계 부처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구단위계획은 개발지역에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의 위치를 정하는 것이다. 대상 지역이 100만 m² 이상이면 시도지사가 계획을 수립해 건설교통부 장관이 승인하고 이하일 경우에는 시장 군수가 수립해 시도지사가 승인한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경기도청, 건교부, 환경부, 감사원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손 지사에게로 수사가 미칠 것인지도 주목된다. 작년 12월 박 전 의원에게 8억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건설 브로커 권모 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내가 손 지사와 박 전 의원을 함께 만난 자리에서 중간에 미리 나와 손 지사의 차 트렁크에 현금 3억 원이 담긴 상자를 실었다”고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 씨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당시 정황에도 맞지 않는다”며 “한 씨 수사에서도 손 지사가 연루됐다는 진술이 나오거나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2의 분당’ 오포읍 왜 잡음 끊이지 않나=오포읍은 신도시가 들어서는 경기 성남시 판교 지구에서 5km 남짓 떨어져 있다. 때문에 오포읍은 성남시 분당신도시 조성이 마무리된 1990년 말부터 새로운 개발 대상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그러자 정부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각종 개발억제 정책을 도입했다. 여기에 오염총량제 시행으로 아파트 건립이 5년간 중단됐다.
광주시와 환경부가 오염물질 배출량에 대해 이견을 빚으면서 하수종말처리장 건립이 지연됐고 아파트 허가가 나지 않았다. 경기도는 광주시에 4만 가구분의 아파트를 짓도록 했지만 환경부는 8000채만 승인했다.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허가를 받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시장, 경기도의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전을 펼쳤다. 한 씨는 8000채로 줄어든 물량을 어떻게 할당할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담당한 경기개발연구원장이다.
▽손 지사, 한겨레신문 법적대응=손 지사는 ‘손 지사 수억 원 뇌물 포착’이란 4일자 한겨레신문 보도와 관련해 “아파트 건설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든, 누구를 통해서 단 1원의 금품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손 지사는 또 “한겨레신문의 보도는 묵과할 수 없는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손 지사는 정태기(鄭泰基) 사장 등 한겨레신문 관계자 5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에 고소하고 10억 원의 민사 손해배상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한겨레신문은 “한 원장이 건설업체로부터 받은 10억 원대 돈의 상당 부분이 손 지사에게 전달된 단서를 잡았으며 검찰은 다음 주 손 지사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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