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의는 21개국 정상들만 참석한 가운데 동시 통역으로 진행된다. 19일 이틀째 정상회의가 끝나면 정상 선언문이 발표된다.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최근 정상 선언문 초안을 회원국에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회원국들 간에 구체적인 문안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무역자유화의 진전’=18일 정상회의의 주제이다. 가장 중요하게 다룰 내용은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루도록 APEC 차원에서 기여하는 방안이다.
제6차 WTO 각료회의가 12월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이번 APEC 회의는 DDA 협상의 사전 조율 의미를 갖고 있다.
WTO는 12월 홍콩 각료회의에서 DDA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 개방에 대해 각국이 소극적이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다간 DDA 협상 자체가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APEC 정상들이 이번에 DDA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어떤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발도상국은 2020년까지 무역·투자 자유화를 하기로 한 ‘보고르 목표’ 달성, 자유무역협정(FTA) 확산, 경제기술협력 및 경제양극화 해소 등의 의제도 다뤄질 예정이다.
각국이 다양한 조합으로 가질 양자 간 회의도 관심거리다. 한국은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 캐나다 등 FTA 추진 대상국들과의 진전된 합의나 실마리를 끌어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회의 기간에 열릴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에선 각국 당국자들이 주요 기업인들이 제시하는 건의를 듣고, WTO DDA 협상 진전과 보고르 목표 달성에 관해 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안전하고 투명한 아태지역’=19일 정상회의의 주제이다. APEC는 원래부터 경제 문제를 주로 다뤄 왔기 때문에 테러를 제외한 지역안보 문제는 주요 의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가 이 지역의 워낙 큰 이슈인 데다 의장국인 한국의 입장을 감안해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정식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상회의 선언문에 북핵 문제가 공식적으로 언급될 수도 있다.
정부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한반도 냉전체제를 어느 정도 허물어 보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당초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나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최고지도부를 초청하려 했던 것도 이 때문.
정부는 APEC를 계기로 열리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냉전구조의 해체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9·11테러 이후 테러 문제는 개방과 자유, 번영을 추구하는 APEC의 목표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는 인식하에 공식 의제에 포함돼 왔다. 특히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테러 등 잇따른 지구촌 테러 사태로 인해 회원국들은 단호한 반(反)테러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전 세계적 문제로 대두한 조류 인플루엔자(AI)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신속하고 투명한 보고 및 정보교환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재난 대응, 에너지 안보, 반부패 등의 이슈가 논의될 예정이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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