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부처는 공식 홈페이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포털 사이트에 추가로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개설하는 데다 서비스 운영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 다퉈 개설=9일 현재 공식 홈페이지와 별도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운영하는 정부 부처는 10여 곳이다.
국정홍보처 국가보훈처 국방부 국가청렴위원회 소방방재청 등은 싸이월드에서 미니홈피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는 각각 다음과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여성가족부는 싸이월드와 네이버 양쪽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들 부처는 미니홈피 등이 “정책을 쉽고 재미있게 알릴 수 있어 젊은 세대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1회성 이벤트 위주로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국정홍보처 미니홈피의 경우 정부 행사일정, 각종 국정 광고 등에 대한 설명 등 정책 홍보와는 동떨어진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그나마 대부분 국정홍보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국방부 미니홈피 소개란에는 조직도만 한 장 있을 뿐 국방부 장관이 누구인지, 대표 전화번호가 몇 번인지조차 설명이 없다.
▽사업 목적에 맞나=국정홍보처가 운영하는 인터넷 뉴스인 ‘국정브리핑’에 따르면 이들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운영비는 월 2000만∼3000만 원 수준이다.
문화관광부 전병국 정책홍보팀장은 “7월 한 달 동안 ‘문화강국 C-Korea 2010’을 홍보하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운영하는 데 배너 광고와 이벤트 비용으로 2000만 원이 들었다”며 “그러나 방문자가 27만 명이나 돼 비용 대비 효과가 충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문자가 많다고 꼭 사업 목적에 부합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4∼8월 1억500만 원을 들여 포털 사이트인 ‘버디버디’에 식중독 방지 캠페인을 위한 홈피를 운영해 7월 한 달 동안 방문자가 25만4000여 명이었다.
그러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사이트의 주 이용 대상자가 초등학생으로 사업 실시 목적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내년도 식약청 예산안의 인터넷 홍보비 부문에 대해 삭감 의견을 냈다.
식중독 예방 캠페인은 음식을 다루는 조리사나 영양사를 대상으로 벌여야 하는데 실제 홈피 방문자는 82%가 19세 이하였다는 것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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