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부대원들이 북파 기회를 얻지 못하고 1971년 8월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자폭한 지 34년 만이다.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당시 매장에 참여한 인부 등의 증언을 토대로 매장 추정 지점을 선정했으며 20여 일 동안 발굴을 계속할 예정이다.
이날 발굴에서는 군 장병들이 50cm 남짓 판 지점에서 오른쪽 발목과 발가락뼈가 들어 있는 양말이 담긴 군화와 두개골 일부, 탄두, 군복 단추 등이 발견됐다.
군화는 가죽이 아닌 천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유족 윤규범(41) 씨는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몰라 평생 원망했고 아버지 성을 따르지 못한 채 외가의 성으로 살아 왔다”며 “아버지의 시신을 찾아 불효를 씻고 싶다”고 말했다. 유족대표 강낙영(73) 씨는 “구천을 헤매던 원혼이 오늘에서야 쉴 곳을 찾게 된 것 같다”며 “국가의 무책임한 처사로 억울하게 숨진 영혼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편히 쉬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사위는 16일부터는 충북대 박선주(朴善周) 교수 등과 함께 발굴 작업을 벌여 유전자(DNA) 검사 등으로 신원확인을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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