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제연구소는 24일 오후 1시 반 서울 배재대 정동빌딩 내 학술지원센터에서 국민교육헌장의 영향을 학술적으로 다루는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국민교육헌장이 탄생한 배경, 이념과 목표, 보급 방식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이뤄진다.
폐지된 지 10년이 흐른 시점에서 국민교육헌장을 재검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문제연구소는 크게 2가지 이유를 내세운다.
첫째, 국민교육헌장이 박정희 시대가 낳은 통치 이데올로기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최근 학계에서 일고 있는 박정희 정권에 대한 재평가 작업에 중요한 자료라는 점이다.
둘째, 오늘날 사회를 이끌고 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집단의식 속에 잠재돼 있어 그들의 행동방식에 광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석수(철학) 경북대 교수는 국민교육헌장의 작성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친 박종홍과 안호상, 그리고 국민교육헌장을 일선 교육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국민윤리를 강화시킨 이규호 등 정치 참여 지식인들의 사상을 통해 국민교육헌장에 담긴 국가주의를 분석한다. 김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표문에서 “국민교육헌장은 북한의 주체사상처럼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인간 개조를 목적으로 인간의 정신세계를 훈련시키는 목적을 갖고 있었고 이러한 파시즘적 경향은 여전히 극복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황병주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원은 국민교육헌장이 제정될 당시 야당과 재야인사를 포함해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았음을 밝히면서 이는 박정희 정권의 단독 작품이 아니라 당시 시대정신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황 연구원은 “재야의 대표적 인사였던 김재준 목사조차 국민교육헌장 제정 시도에 찬성을 표했다”면서 “이는 박정희 정권의 발전주의, 민족주의와 계몽주의 기획에 대다수 국민이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이 밖에 ‘국체와 국민의 거리-탈식민시기의 식민주의’(윤해동·성균관대), ‘학교교육활동을 통한 국민교육헌장 이념의 보급’(김한종·교원대), ‘국민교육헌장 교육교재 내용의 변화’(신주백·서울대) 등이 발표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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