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 북한 개풍군 조강리가 코앞에 닿을 듯 가까운 이 강의 중심부에는 휴전선이 그어져 있다.
소설가 김훈 씨는 여행 산문집 ‘자전거 여행 2’에서 조강을 ‘할아버지의 강이고, 조국의 강이며, 소멸의 힘으로 신생을 이끄는 새로운 시간의 강’이라고 표현했다.
문수산과 애기봉 사이에 있는 조강에서부터 강물이 거꾸로 뒤집어 흐른다는 전류리로 이어지는 한강 하구(경기 김포시 하성면 일대)는 적막하긴 하지만 이색적인 기행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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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줄기 풍경=물줄기가 넓고 느리게 흐르는 것 같지만 바다 조류 영향으로 속 물살은 아주 빠르다.
김훈 씨는 조강의 물살을 ‘밀물 때 바닷물의 압박으로 숨을 몰아쉬는 강물의 헐떡거림이 들리고, 썰물에 가쁜 숨을 길게 내쉬듯이 바다로 내닫는다’고 비유했다.
남북 분단 이전까지만 해도 번성했던 조강나루의 오른편에는 거대한 삼각주가 형성돼 있다.
임진강과 한강이 교차하는 하성면 석탄리와 후평리 사이의 넓은 갯벌로, 겨울 철새가 머무는 곳이다. 야생조류협회 회원이 먹이를 많이 뿌려놓고 있어 몸집이 제법 큰 재두루미가 간간이 눈에 띈다.
강심에 월선 금지 부표가 있는 전류리는 내수면 어업의 최전방 포구. 20척 가량의 소형 어선이 선단을 이뤄 횟감의 으뜸으로 꼽히는 웅어 숭어 농어 붕어 망둥이 참게를 잡고 있다.
▽하성 내륙 기행=전류리에 사는 주부 5명이 운영하는 ‘금나루 전통장’(031-981-5949)은 재래식으로 된장, 고추장, 청국장, 조청을 팔고 있다.
경기도가 전통비법을 고수하도록 보조금까지 지급한다. 국산콩과 태양초를 이용해 1년간 숙성발효시킨다. 단골에게는 갓 잡은 숭어에다 주변에서 나는 야채를 넣은 회덮밥을 준다.
양택리에는 태산가족공원(031-997-6868)과 옛날전시관(031-988-1333)이 있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태산가족공원에서는 산책과 도자기 체험(1인당 1만 원)을 할 수 있다. 옛날전시관은 심재홍(55) 관장이 3대에 걸쳐 수집한 농기구 그릇 도자기 꽃가마 등 생활용품 2만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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