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5월 집에서 가스 배관에 목을 매 자살한 경기 모 고교 3학년생 A(19) 군의 유서 가운데 일부다.
말을 더듬는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에게 집단 따돌림과 폭력에 시달렸던 A 군에게 자살은 유일한 탈출구처럼 보였다.
학교폭력에 시달린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유서에는 이처럼 외로움과 절망감이 곳곳에 배어 있다.
경찰청은 25일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알리기 위해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학생들의 유서 여러 건을 공개했다. 이 유서들에는 피해 학생의 고통이 절절이 담겨 있다.
2002년 4월 투신자살한 B(당시 15세) 군은 ‘내가 귀신이 되면 너희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유서를 남겼다. ‘자는데 먼지 묻은 과자를 입에다 넣고, 사람 좀 괴롭히지 마라. 힘세면 다냐’는 대목은 B 군이 겪었던 고통을 짐작하게 한다.
올해 4월 안방에서 목을 매 숨진 초등학생 C(12) 양도 마찬가지. C 양은 ‘나를 만나기만 하면 욕을 한다. 마구 때리기도 한다. 흉보기도 하고 협박도 했다. 오늘만이라도 학교에 가기 싫다. 이 세상 모든 게 싫다’고 절규했다.
경찰청은 26, 27일 전국 70여 개 초중고교에서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하는 ‘배움터 지킴이’들이 참가하는 워크숍을 충북 충주시에서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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