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즐겨 보는 대학생이다. 요즘 상영하는 외국 영화를 보면 번역 때문에 놀랄 때가 많다. ‘이빨 좀 까 달라구’ ‘기냥 좋아’ ‘죽여줘’ ‘네 콤팩트를 줏었어’ ‘디따’ 등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은 그렇다 치고, 비속어까지 내놓고 사용하고 있다. 유심히 살펴보면 이런 번역에 해당되는 원래 영어 대사는 평범한 경우가 많다.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일부러 자극적인 표현으로 번역하는 것이다. 외국 영화의 번역은 단순한 해석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사고방식들을 우리말로 포장하는 것이다. 번역은 그 영화를 재해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무리한 번역은 영화의 질도 떨어뜨린다.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시기에 외화를 번역하면서 일부러 언어생활을 황폐하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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