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서는 1995년 황새에 이어 올해 가마우지가 관찰되는 등 담수호에서 보기 힘든 조류가 서식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 한국조류보호협회 전남지회 학술조사팀이 나리 담수호에서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가창오리 3만 마리, 청둥오리 5만 마리, 흰뺨검둥오리 2만 마리, 큰고니 30여 마리, 홍머리오리 1500 마리 등 20여 종 40여 만 마리가 월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바다 위 암벽 등에서 관찰되던 해양조류인 가마우지 450여 마리가 담수호에서 대규모로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남부와 한국, 일본에서 서식하는 텃새인 가마우지는 국내에서는 소흑산도와 백령도, 일부 무인도에서 번식한다.
조류학자인 서울삼육대 이정우(64) 교수는 “가마우지는 몇 마리 또는 몇 십 마리씩 무리지어 사는 습성은 있으나 이처럼 수백 마리가 함께 관찰된 것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전남의 최대 철새 도래지인 해남군 고천암호에서 40km 정도 떨어진 나리 담수호는 130만 평 규모.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뒤 주변에 어로행위가 금지되고 갈대가 숲을 이뤄 철새도래지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조정일(51) 한국조류협회 진도지회장은 “최근 간척공사가 끝나 소음이 없어지고 호수 주변에 먹잇감이 풍부한 때문인지 지난해 보다 조류 개체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생태탐방대를 설치하는 등 보존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가 1월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를 벌인 결과 해남군 고천암호에서는 가창오리, 쇠기러기, 청둥오리 등 21종 13만7000여 마리가 관찰됐으며 순천만에선 31종 5400여 마리가 월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