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숲, 자연 속 수업 ― 주민 쉼터 일거양득
햇볕이 내리쬐면 그늘이라곤 찾을 수 없던 학교는 공원처럼 탈바꿈한 뒤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학교 뒷산의 꿩과 까치가 날아와 지저귀고 학생들도 수시로 나와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운다.
진태홍 교장은 “자연과 벗하면서 학생들의 정서가 순화되고 학습태도도 달라졌다”며 “내년에는 나무 사이에 벤치를 설치해 야외수업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삭막한 콘크리트에 흙먼지 날리던 도심 학교들이 푸른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경기도가 2003년부터 도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학교 숲 가꾸기 사업이 큰 성과를 내고 있는 것.
운동장 주변에 아름다운 산책길이 마련된 용인시 서룡초등학교, 교정 및 산책로 주변을 꽃으로 장식한 이천시 송곡초등학교 등도 삭막했던 학교의 모습이 예쁜 정원처럼 바뀌었다.
시흥시 서촌초등학교는 나무 외에도 꽃창포 쑥부쟁이 노루귀 등 야생화가 가득하다. 콘크리트 보도를 들어내고 그 위에 철길처럼 침목을 깔았고 담을 허물고 나무를 심어 울타리를 대신했다. 야생식물원 조류관찰실 생태연못 지압장 등 다양한 테마공간도 조성했다.
이처럼 학교마다 숲이 조성되자 자연체험학습뿐 아니라 노래 부르기, 그림 그리기, 글짓기 등 다양한 야외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방과 후나 주말이면 이웃주민들도 아이들과 찾아와 즐기는 쉼터가 되고 있다.
○경기, 193곳에 조성… 내년 67개교 공사
서촌초교 학생들은 경기도에 보낸 감사편지를 통해 “학교가 공원처럼 예쁘게 꾸며져 너무 아름답고 공부도 훨씬 잘 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는 올해까지 3년간 모두 193개교에 1억 원씩을 지원해 학교 숲 가꾸기 사업을 진행했다. 내년에 추가로 67개교에 숲이 만들어지면 서울 여의도공원의 2.2배에 이르는 22만여 평이 학교 속 녹지공간이 된다.
도 관계자는 “학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 이웃주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며 “내년도에 숲 가꾸기 사업이 완료되지만 도내 모든 학교에 숲이 조성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