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경찰 “한국농민 시위 통제를” 홍콩 지원요청 거부

  • 입력 2005년 12월 6일 03시 01분


홍콩 경찰이 한국 농민의 원정 시위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 경찰에 인력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홍콩 측은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기간인 13일부터 18일까지 한국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시위를 통제하기 위해 한국 경찰관 3명을 파견해 달라고 경찰청에 요청했다.

홍콩 경찰은 “경비 분야 전문가로서 영어에 능숙하고 농민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경찰관 3명을 보내 달라”면서 “항공권과 현지 체류 비용 등은 관례상 우리가 부담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측은 한국 경찰관이 시위 현장에서 한국 농민과 홍콩 경찰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청은 홍콩 측의 제의를 완곡하게 거절했다. 이는 농민단체의 잇단 서울 도심 시위로 국내 사정이 복잡한 데다 경찰관 파견이 전용철 씨 사망사건으로 가뜩이나 껄끄러운 농민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국 경찰관이 해외까지 나가서 한국인을 상대로 시위 진압 활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농은 회원 2000여 명을 WTO 각료회의 기간에 홍콩으로 보내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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