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부대 사병이 큰아버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주인공은 경남 김해시 모 공군부대 이주석(20·사진) 일병. 그의 큰아버지인 이동선(50·회사원) 씨는 5년 전부터 B형간염과 간경화로 투병 생활을 하다가 지난달 초부터 병세가 크게 악화됐다.
서울아산병원은 간 이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가족에게 말했다. 간 이식만이 유일한 살 길이지만 이 씨의 아들과 딸은 체중 미달이거나 조직이 맞지 않아 제공할 수 없었다.
이 일병은 이 소식을 듣고 “큰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면 내가 간을 제공하겠다”고 자청했다. 부대에서는 이 일병을 위해 특별 휴가를 내 줬다.
병원에서 조직 검사를 받은 뒤 간 이식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이 일병은 수술대에 올랐다. 이 일병의 어머니 정영희(44) 씨도 아들을 격려했다.
수술은 24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계속됐고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 씨는 3개월 정도 요양하면 건강을 회복할 것으로 병원은 보고 있다. 이 일병은 다음 주에 퇴원해 부대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 일병의 아버지 이동원(48·현대중공업 동력부 근무) 씨는 “주석이를 어릴 때부터 귀여워하고 좋아했던 형님이 간 이식을 받지 않으면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이 대견한 결정을 내렸다”며 “이번 일로 형제와 가족 간의 정이 더욱 두터워졌다”고 말했다.
김해=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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