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현재 제기되고 있는 4가지 의혹에 대해 ‘황우석 죽이기’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황 교수팀은 줄기세포 사진의 일부 중복에 대해 “72장의 사진을 여러 차례 수정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현재 사이언스 측과 제럴드 섀튼 박사 측 그리고 우리 측 등 3자가 연락을 취하면서 원인 규명과 교정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사진 중복 문제는 세계 최초로 체세포 핵이식을 통해 태어난 복제 양 돌리의 ‘네이처’ 논문에서도 일어났던 일”이라며 “논문 게재 후 오류가 발견돼 수정한 부분이 후속자료로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황우석 교수팀이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게재한 줄기세포 사진 중 새롭게 조작 논란이 일고 있는 사진들. 좌우 사진의 일부 부위가 서로 겹치므로 같은 배양접시에서 자라는 동일한 줄기세포를 찍어 나눠 배치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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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지문 분석 결과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2번 줄기세포의 4개 유전자 마커 모습은 유사하지만 다른 마커의 모양, 높이, 노이즈(유전자 조각)는 전혀 다르다”며 “비슷하게 보인다는 4개 마커도 확대해 보면 동일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그래프마다 유전자를 증폭시킨 배율을 달리 했다”며 “증폭 정도의 고려 없이 유사하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했다.
‘줄기세포가 아예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줄기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의 기록과 사진이 있다”며 “이 과정을 섀튼 교수와 이언 윌머트 교수를 비롯해 권위 있는 해외 과학자들에게 소상히 공개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가 김 연구원에게 2개 줄기세포 사진을 11개로 늘리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논문을 만들려면 사진이 여러 장 필요해 많이 찍는 것”이라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 김선종씨 녹취록 공방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과 뉴스전문 채널 YTN이 각각 공개한 김 연구원 인터뷰 녹취록 내용은 핵심 쟁점에서 크게 엇갈린다.
프레시안이 공개한 PD수첩팀의 녹취록에서는 김 연구원이 황 교수의 지시로 줄기세포 2개(2번, 3번)의 사진을 여러 장 찍어 줄기세포 11개의 사진을 만든 것처럼 나타난다.
이에 비해 YTN이 4일 공개했던 김 연구원과의 인터뷰 녹취록에는 2개 줄기세포 사진을 많이 만든 것은 좋은 사진을 선택하기 위한 것이라는 상반된 언급이 나온다.
황 교수팀이 올해 5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는 모두 11개. PD수첩팀은 김 연구원에게 2개(2번, 3번) 줄기세포 사진을 여러 장 찍어 11개인 것처럼 부풀린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PD수첩팀 녹취록에 따르면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명확히 답변하지 않은 채 전반적으로 ‘잘못을 인정한 듯한’ 대답이 담겨 있다.
PD수첩팀이 “(황 교수가) 2개를 주고 11개를 만들라고 했을 때 부담이 되셨다고 하셨잖아요? 왜 부담이 되셨어요?”라고 질문하자 “그거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라며 잘못을 수긍하는 듯한 분위기가 기록돼 있다.
그러나 YTN 녹취록에서 김 연구원은 “(PD수첩팀의 질문에 대해) 2번 3번 그림에 대한 사진을 만든 건 사실이지만 그림을 많이 만들어서 보내면 가장 좋은 그림을 선택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돼 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wolfkim@donga.com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논란 떠오른 이형기 교수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이형기 교수란 인물이 뉴스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11월 17일 프레시안에 난자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올린 이후 황 교수팀을 공격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그는 1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정보원을 통해 줄기세포 2개의 사진을 11장으로 늘렸다는 얘기를 들었으며 각종 조사와 검토를 통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보를 한 정보원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그는 서울대 의대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딴 뒤 예방의학으로 전공을 바꿔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종근당, 한국MSD 등 제약회사의 임상시험 분야에서 일하다 2001년 미국으로 갔다.
그를 지도했던 서울대 의대 A 교수는 “이 교수는 예방의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황 교수 논문을 평가할 만한 전공이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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