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돌아온 대게의 계절… 영덕-울진에 식도락가 북적

  • 입력 2005년 12월 13일 06시 57분


“대게는 역시 본고장에서 먹어야 제 맛이죠.”

휴일인 11일 가족과 함께 경북 영덕군 강구항을 찾은 홍지수(49·경기 수원시) 씨는 “해마다 이맘때면 대게 맛을 보러 영덕이나 울진을 찾는다”고 말했다.

영덕과 울진에서 대게 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법적으로는 11월부터 대게를 잡을 수 있지만 어민들은 대게자원 보호를 위해 한 달가량 늦춰 이달부터 대게 잡이에 나섰다.

주말인 10∼11일 영덕, 울진군의 대게식당은 전국에서 온 미식가들로 붐볐다.

영덕군에서는 강구항과 축산항을 중심으로 157척의 어선이, 울진군에서는 죽변항과 후포항을 중심으로 120여 척의 어선이 대게를 잡고 있다. 대게 잡이는 내년 5월까지 계속된다.

영덕과 울진 지역에선 매년 대게 500∼600t을 잡아 100억 원가량의 어획고를 올린다.

두 지역의 대게 어획량만 비교하면 울진군이 영덕군보다 많다. 울진군 조태석(趙泰錫) 수산진흥담당은 “이는 후포항에서 20km가량 떨어진 왕돌초에서 대게 잡이가 활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덕군은 최근 정부로부터 대게특구로 지정돼 지역 발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영덕군은 강구, 축산, 병곡 등 3개 면 27만m²에 2010년까지 330억 원을 들여 대게박물관, 체험장, 해양레저센터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김병목(金炳睦) 영덕군수는 “대게를 영덕뿐 아니라 경북 동해안의 대표적인 수산물로 만들어 지역 발전의 계기로 적극 활용하겠다”며 “단순히 대게를 먹는 수준을 넘어 대게자원을 보호하고 체험하는 관광기반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덕군을 찾은 관광객은 1996년 78만 명에서 2000년 140만 명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235만 명으로 껑충 뛰었다. 대게 맛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영덕군 강구항의 250여 개 대게식당 주인들도 대게특구에 거는 기대가 높다.

강구대게상가연합회 배후일(裵後一·58) 회장은 “상인들이 지나치게 호객 행위를 하거나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등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며 “관광객에게 친절하고 믿음을 줄 수 있어야 대게특구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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