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노 이사장은 준비된 원고 없이 기자회견장에 나타났으며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자주 울먹이기도 했다.
다음은 노 이사장 기자회견의 요지다.
미국 피츠버그대에 가 있는 김선종 연구원은 15일 새벽 전화 통화에서 “황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시켜서 논문 자료를 조작했다”고 털어놓았다.
황 교수는 김 연구원에게 27일까지 귀국해 배아줄기세포 만드는 것을 도와주면 서울대 교수와 세계줄기세포허브 팀장 직을 주겠다고 회유했고 이를 거절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협박했다.
지난해 말 곰팡이에 오염돼 죽은 배아줄기세포를 어떻게 그렇게 빠른 시간에 다시 만들어 논문을 냈는지도 의문이다. 올해 1월 생명윤리법이 발효된 뒤 내가 난자 제공을 하지 않았는데 황 교수는 다 죽었다는 6개 줄기세포를 지난해 12월∼올해 2월 다시 만들었다. 논문이 ‘사이언스’에 받아들여진 날짜는 3월 15일이다. 테라토마 작업에는 최소 12주가 필요하다. 줄기세포를 12월에 만들어도 테라토마 작업을 마치려면 3월이 지나야 한다.
또 줄기세포 6개를 새로 만들고 동결돼 있던 2, 3번 줄기세포를 살렸으니 모두 8개인데 황 교수가 만들었다는 줄기세포는 11개이다. 모자라는 3개는 가공의 데이터다. 이는 학자로서의 양심을 저버린 것이다.
체세포를 2개로 나눠 9개의 DNA 지문을 조작했는데 체세포를 둘로 나눈 것도 황 교수 연구실에서 이뤄진 일이다. 논문도 황 교수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썼다. 황 교수는 체세포 핵이식을 위해 찌르기만 했다.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로 둔갑한 데 대해 김 연구원에게 바꿔치기를 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우리는 잉여배아로 줄기세포주 15개를 만들어 전국 78곳에 뿌렸다. 굳이 우리가 유출하지 않아도 우리 줄기세포를 구하는 일은 쉽다. 또 김 연구원이 서울대 연구실에 출입하려면 그쪽 연구원이 동행해야 한다. 무상 출입이 불가능하므로 그가 세포를 조작할 위치에 있지 않다.
미즈메디병원에 50개씩 보관하던 2, 3번 줄기세포를 황 교수팀이 우리 측에 말도 없이 가져갈 때 김 연구원이 각 1병씩 남겨 놓았는데 어제 그걸 배양하기 시작했다. 15일 뒤 DNA 지문이 나오면 황 교수가 진짜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2개라도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황 교수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재현해낼 수 있다고 하는데 2005년 논문의 핵심은 난자 17개당 1개씩 줄기세포를 만들어낸 일이다. 이전엔 난자 242개당 1개였다. 다시 17 대 1의 비율로 재현해낼 수 있다면 다행스럽지만 잘 모르겠다.
잘못된 만남으로 잘못된 결과가 나오게 하고 국가의 명예가 실추된 데 대해 사죄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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