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인 박 군 가족은 6명. 아버지 박모(44) 씨와 어머니 김모(42) 씨는 선천성 지체부자유자로 언어장애까지 앓고 있다. 할머니 이모(74) 씨는 4년 전 교통사고를 당하고 올해 초 부엌에서 넘어져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다.
박 군의 아버지는 가구단지에서 목수 일을 한다. 걸음이 편치 않은 박 씨는 매일 오전 5시 반에 25분을 걸어 나간 뒤 버스를 네 번 갈아타고 퇴계원까지 가야 한다. 월급 80만 원이 가족 수입의 전부.
매일 오후 10시 반에 들어오는 박 씨는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가 더 많다”고 말했다.
박 군 집에는 사촌인 재선(7) 군이 함께 산다. 작은아버지가 1997년 필리핀 여성과 결혼한 뒤 낳은 아이다. 작은어머니는 2001년 가정 폭력을 이유로 집을 나갔다.
재선 군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부모에게 말을 배우지 못했고 함께 사는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언어장애라 한글을 가르치지 못한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16일 박 군에게 자전거를 선물했다. 집에서 학교까지 40분을 걸어가는 박 군에게는 큰 선물이다. 재선 군은 언어치료사에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형과 누나를 학교에 보내고 집에서 혼자 놀던 재선 군은 자전거를 보고 아무 말 없이 환하게 웃었다.
‘세이브 더 칠드런’ 오선영(33·여) 팀장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고민과 희망사항을 재단에 전화로 털어놓을 수 있도록 ‘아이(I) 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1644-6233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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