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공동저자 윤현수교수 “줄기세포 바꿔치기 불가능”

  • 입력 2005년 12월 19일 03시 01분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서 핵심 저자 중 한 명인 윤현수(尹賢洙·51·사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됐다”는 황 교수의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19일자 매일경제가 보도했다.

올해 2월까지 미즈메디병원에서 줄기세포 배양과 테라토마 검증을 책임졌던 윤 교수는 또 “이런 의혹은 재검증을 통해 곧 밝혀질 수 있기 때문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세포생물학회 참석차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는 윤 교수는 18일 오전 매일경제와의 국제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매일경제는 이와 함께 “윤 교수가 줄기세포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윤 교수는 MBC ‘PD수첩’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직접 테라토마를 스키드마우스에 주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황 교수팀도 “윤 교수가 줄기세포 배양을 담당했고 테라토마 작업도 해 왔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 때문에 김선종 연구원과 함께 윤 교수의 ‘증언’이 줄기세포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날 매일경제는 “윤 교수가 ‘테라토마 검증은 내가 하지 않았고 줄기세포를 보지도 못했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일경제는 “윤 교수가 ‘당시 PD수첩팀에는 논문 공동저자로서 참여한 책임감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했으며 나는 테라토마를 만들기 위한 준비작업에만 참여했지 직접 테라토마 작업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편 윤 교수는 매일경제의 보도가 인터넷을 통해 나간 후 오후 9시 반경 연합뉴스에 국제전화를 걸어와 “줄기세포가 없다는 부분은 그쪽(매일경제)에서 잘못 알아들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윤 교수는 연합뉴스에 “나는 배양된 줄기세포를 가지고 테라토마 주사를 주로 담당했으며 (1월 9일) 오염사고가 발생해 김 연구원과 함께 오염된 6개의 줄기세포주를 치유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으나 오염된 것을 복구할 수 없었다”며 매일경제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윤 교수는 이어 “정확하게 몇 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2, 3번 줄기세포에 대해 테라토마 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기억된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이르면 오늘(18일) 중에라도 귀국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덧붙였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미즈메디 출신 尹교수는▼

수의대 출입통제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 결과 재검증을 위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본격적인 조사활동이 시작된 18일 서울대 수의대의 황 교수 연구실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박영대 기자

윤현수 교수는 올해 2월 한양대 의대 해부·세포생물학 부교수로 옮기기 전까지 10여 년 동안 미즈메디병원 의과학연구소장을 맡았던 줄기세포 배양의 권위자이다.

한양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윤 교수는 지난해까지 미즈메디병원에서 이번에 논란이 된 줄기세포 배양을 실질적으로 지휘했던 사람이다. 특히 그는 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김선종 박종혁 연구원의 대학 선배이자 직속상관이기도 하다.

윤현수 당시 소장은 작년에 핵이식 난자를 배양해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하기까지 핵심연구 과정을 맡았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이 난자에서 핵을 빼내고 여기에 체세포 핵을 이식하면 윤 소장은 복제된 세포를 줄기세포로 키워내고 배양하는 과정을 맡았다.

따라서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를 둘러싸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사이의 ‘진실게임’의 열쇠를 쥔 인물 중 한 사람.

윤 교수는 2002년 미즈메디병원이 황 교수팀과 손잡으면서 자연스럽게 황 교수와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올해 2월 미즈메디병원을 떠나 세포생물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인정받아 의사는 아니지만 한양대 의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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