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르게 사회화된다. 남자 아이가 울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면 남자답지 못하다고 야단을 맞고, 여자 아이는 얌전해야 한다고 교육받는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성별의 차이보다는 개인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비판도 높다. 남성상과 여성상이 어떻게 달라지는 것이 바람직한지 학생의 의견을 8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 학생글 - 방윤희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검정고시 준비생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①한 개인으로써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질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그러한 ②요건들을 ③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성별에 따라 둘로 나뉘어 ④어느 한 쪽에 속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강제하는 분위기는 옳지 않다. ⑤성별 구분은 바람직한 인간상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전통적으로 설정된 순종적, 소극적이며 인내하는 여인상은 과거 많은 여성들의 행동 범위를 제약했었고, ⑥단지 그러한 사회적 강제에 따른 결과에 가렸기 때문에 정한 여성상이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것과는 다를 수 있다는 생각조차 표출되지 않았었다. 현대에 와서 그러한 여성상의 설득력이 약해짐에 따라 전통적 여성상의 통념은 도처에서 해체되고 있다. 이는 과거의 전통적 ⑦남녀상은 특정한 사회의 ⑧맥락이 낳은 결과일 뿐이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사회화 과정에 따라, 수없이 많은 개성적인 인간형들이 탄생한다. 성별에 따라 다른 방향성을 설정할 때와 설정하지 않을 때 이 과정이 달리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는 누구도 확언할 수 없다. ⑨ ○A 이렇게 개인들에게서 발견되는 수많은 자질들 가운데 어떤 것이 추구되고 장려되어야 할 것인지조차 어느 잣대에 의해 일률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다. 하물며 단지 인간의 절반을 구분하는 성별로 ⑩바람직한 성향을 이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⑨ ○B 여성상과 남성상의 구분 없이 바람직한 인간상을 모색하는 한편, 그중 포함되어야 할 요건의 하나로 남성과 여성이라는 상호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들어야 할 것이다.
■ 첨삭지도
①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격조사’를 써야 하므로 ‘개인으로서’가 옳은 표현이다.
② ‘자질’에 대한 설명이므로, ‘자질을’로 고치는 것이 적절하다.
③ 불필요한 중복 표현은 줄인다. ‘성별에 따라 둘로 나누어’ 정도면 충분하다.
④ 문장이 어색하다. ‘어느 한쪽에 속하도록 강제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옳지 않다’로 고치는 것이 적절하다.
⑤ ‘성별은 바람직한 인간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는 의미를 담고 싶었던 것 같은데 문장이 모호해 잘 드러나지 않았다.
⑥ ‘그러한 사회적 강제에 따른 결과에 가려서 개인의 자질은 드러날 수조차 없었다’ 정도로 고치면 좋을 것 같다.
⑦ 전통사회가 강제한 여성상만을 근거로 들고 ‘남녀상’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여성상’으로 바꿔 주고, 근거의 공정성을 위해 뒷부분에 ‘물론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역시도 위엄과 권위를 지켜야 하는 전통 관념의 피해자였다’ 정도의 문장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⑧ 애매한 어휘보다는 ‘규범’으로 바꿔 주는 것이 적절하다.
⑨ ○A, ○B에는 적절한 접속어를 넣어야만 유기적인 글이 된다. ○A에는 ‘때문에’ 정도가, ○B에는 ‘따라서’ 정도가 적절하다.
⑩ ‘바람직한 성향’과는 상관없는 논제이다. ‘사회화를’ 정도로 바꿔 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이분’보다는 ‘양분’의 의미가 더 강하다는 점을 일러둔다.
■ 총평 - 친숙한 제시문도 논제에 맞춰 써야
짧은 글 속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생각이 많은 학생일수록 정해진 분량을 넘겨서 글을 쓰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실전에서 큰 감점의 요인이 된다. 이 글 역시 800자 내외라는 기준을 훨씬 넘었기에 원문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줄여 분량을 맞추었음을 밝힌다. 평소에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최대한 간단하고 명료한 문장을 사용하여 글을 쓰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 글은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가 개인의 사회화를 규정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 근거로 과거의 여인상은 사회적 규범의 산물이며, 사회가 바뀌면서 전통적 여인상이 급격히 해체되고 있음을 들었다. 그러나 여성상의 시대적 변화를 언급하는 것은 단순히 상황을 나열하는 것일 뿐, 근거로는 다소 미약하다. 즉, 전체적으로 현상에 대한 분석은 뛰어나지만, 대안이 부족한 글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논제가 ‘남성상과 여성상이 어떻게 달라지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견을 논술하라’인데, 그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실수를 범하는 이유는 바로 제시문 자체에 매력을 느껴 논제를 간과하는 데 있다. 아무리 친숙하게 느껴지는 제시문이라 해도 꼼꼼하게 읽고 논제와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어휘력, 문장력, 배경지식만이 논술의 전부인 줄 알고 있지만 논제를 벗어나면 그런 뛰어난 재료들도 맛을 잃고 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
■ 생각 넓히기
①미국의 여성인류학자인 마거릿 미드는 1931년부터 뉴기니의 세 부족의 생활을 현지 조사한 뒤 저술한 ‘세 부족 사회에서의 성과 기질’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은 선천적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학습된 것임을 밝혔다.(사회문화, 일반사회)
②고정관념에 불과한 봉건사회의 여성상과 남성상을 지양하고, 남녀 모두가 새로운 바람직한 인성으로서 지향해야 할 인성으로, 전통적인 여성성과 남성성의 장점을 고루 취합한 양성성의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윤리, 사회문화)
③피임 방법의 발달로 여성의 사회 경제적 활동이 확대되면서 여성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향상됐다. 남녀평등의 가치관, 페미니즘의 확산과 더불어 이혼율 증가와 저출산 현상도 발생했다.(사회문화, 한국지리)
④고조선 시대에도 여성의 정절이 중시되는 가부장제 요소가 있는 가족제도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고려시대부터 조선 중기까지는 남녀평등적인 가족질서가 유지됐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성리학적 윤리서의 언해(한글 번역)를 통해 성리학적 윤리가 점차 보급되면서 가부장제 윤리가 보편화되었음을 이해한다.(국사, 사회문화)
⑤상장제례(喪葬祭禮)에 관한 조선시대 핵심 윤리서인 주자가례에서 상주(喪主) 장주(葬主) 제주(祭主)의 지위는 본처가 낳은 맏아들인 적장자(嫡長子)에게 귀속됨으로써 가사에 대한 권한이 적장자에게 집중되었음을 이해한다. (윤리, 국사)
최강 최강학원 원장
■ 고등학생 다음(12월 27일) 주제
e메일 메신저 미디어플레이어 등 온라인을 이용한 정보 교류에 대해 저작권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저작물에 대해 독점적인 소유권을 인정하는 카피라이트(copyright) 개념이 일반적이지만, 그 반대로 유용한 정보는 많은 사람이 공유하도록 공개하자는 카피레프트(copyleft) 운동도 일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저작권 강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800자 이내로 논술하시오.
○고교생은 12월 23일까지, 학년, 주소, 연락처와 함께 글을 보내 주세요. 다음 주는 중학생 논술이 실립니다. 50명을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글 보낼 곳: http://edu.donga.com/non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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