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영남 알프스에 ‘풍력발전단지’ 선다

  • 입력 2005년 12월 21일 07시 01분


‘청정에너지’인 풍력발전 사업이 경남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경남도와 밀양시, ㈜경남신재생에너지는 최근 ‘밀양 풍력발전단지 건설에 관한 투자이행 협약서’를 체결했다.

경남신재생에너지는 스페인의 에너지 판매회사인 아씨오나 에너지아와 국내 보안업체인 ㈜STW(대표 김민규)가 이 사업 추진을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

예정지는 얼음골(천연기념물 224호)로 유명한 밀양시 산내면. 산내면은 가지산, 재약산, 운문산 등 ‘영남 알프스’로 불리는 해발 1100m 안팎의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곳이다.

전체 투자비는 750억 원이며 아씨오나 에너지아가 525억 원, 나머지 225억 원은 ㈜STW와 경남도가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경남개발공사를 통해 전체 사업비의 2% 범위 내에서 투자하고 행정지원을 맡는다.

경남신재생에너지는 해발 700∼900m 지점에 높이 80m의 2메가와트(MW·1MW는 100만 W)급 타워 23기를 세울 예정이다. 타워 사이의 거리는 300m 내외. 전체 타워는 6km에 걸쳐 늘어서게 된다.

타워 건립에 필요한 부지 1만여 평은 소유주와 장기 사용계약을 했다. 이 사업을 위해서는 풍력사업 허가와 사전 환경성검토 등을 거쳐야 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에는 1년 정도가 걸린다.

연간 발전량은 3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4만6000MW. 생산된 전력은 한국전력거래소에 팔고 한전을 통해 공급된다. 이 회사는 연간 매출을 150억 원으로 잡고 있다.

경남신재생에너지 정현종 홍보과장은 “밀양이 분지인데다 주변의 산이 높아 바람이 많다”며 “풍속과 풍량 모두 만족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풍력 발전의 경우 바람이 초속 6m 이상이어야 경제성이 있지만 예정지는 초속 7∼8m였다는 것.

그러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관계자는 “15년 이상 활용 가능한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외국 업체에 맡길 경우 전기료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권 판매에 따른 수익 등 자금의 해외유출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발전업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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