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내용이 많고,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는 전문성이 떨어지며, 경제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이다.
권남훈(權南勳·경제학) 건국대 교수는 22일 한국선진화포럼 월례 토론회에서 ‘초중고교 경제교육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국민이 시장경제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된 데는 경제교육이 부실한 탓도 있다”며 “초등학교부터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경제교육의 문제점으로 △부실한 교과서를 양산하는 시스템 △교사의 전문성 부족 △교육시간 부족 △과목 선택 기피 현상을 꼽았다.
권 교수는 경제교육의 주요 목표가 ‘경제 윤리와 사회적 책임의식 함양’으로 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과서가 소비자와 기업에 대해 ‘준법’ 수준이 아니라 국가와 공동체를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사회적 책임의식을 보여 줄 것을 요구한다는 것.
권 교수는 “책임의식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학생들이 사실과 규범을 혼동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는 행동도 규제하고 강제하려는 경향을 합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행 고교 경제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는 사범대 교수와 장학사 10명 가운데 6명은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초등학교에선 경제를 5학년 과정에 ‘세계 속의 우리 경제’라는 이름으로 다루고 있을 뿐 나머지는 지리나 사회문화 관련 내용에 포함해 교육하고 있다.
중고교에선 사회 과목에서 경제의 비중이 단원 수를 기준으로 9%에 그쳐 지리(38%)나 세계사(27%)보다 훨씬 적다.
학생들도 경제 과목을 싫어해 고교 2, 3년생 가운데 경제를 수강하는 학생은 26%로 한국지리(56%)나 사회문화(57%)의 절반에 그쳤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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