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가족과의 휴가 여행지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한기택(韓騎澤)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
‘목숨 걸고 재판하다 떠난 한기택 판사’(8월 8일자)의 사연이 보도된 뒤 한 판사의 청렴,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남다른 관심 등이 알려지면서 일반인 사이에서도 그를 애도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최근 고인의 지인들을 중심으로 추모집 발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1980년 4월 ‘사북노동항쟁’에서 탄광노동자들에게 집단 폭행당했던 김순이(65·여) 씨 사연을 보도한 ‘사북항쟁 묶여 있던 그녀, 25년 만에 입 열다’(9월 5일자) 기사는 보도 후 기사에 수백 개의 댓글이 붙는 등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 씨는 10월 초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당시 사북노동항쟁 주동자에 대한 민주화운동 관련자 인정 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범죄 피해 유가족의 그늘’(10월 17일자) 기사에서 3년 전 살인 사건으로 남편을 잃고 각각 신장병과 선천성 심장기형을 앓는 두 아들과 함께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던 박은영(여·34) 씨.
박 씨 가족은 여전히 박 씨 여동생의 지하 단칸 셋방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25일은 가장 없이 맞은 네 번째 성탄절. 해가 갈수록 가장의 빈자리는 더 크다.
‘법-사람-세상’은 법의 시선에서 소외된 장애인에 대한 사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전인옥(45·여) 씨와 어머니 황효분(75) 씨 모녀의 ‘마음의 눈으로 본 법정’(10월 24일자) 기사가 보도된 후 대법원은 장애인들을 법원에 초청해 법원체험행사를 열었다.
최근 이용훈(李容勳) 대법원장은 역대 대법원장으로는 처음으로 장애인 시설을 방문했다.
남편 친구의 부탁으로 마약을 운반하다 프랑스 현지에서 마약운반혐의로 체포돼 프랑스 구치소에서 1년 넘게 수감 중인 장미정(35·여) 씨 사연은 보도(11월 7일자 ‘법 모른 죄…저 같은 사람 다신 없기를’) 후 TV 시사프로그램, 월간지 등 여러 매체에 소개되면서 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은 본보 보도 후 장 씨의 조기 송환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혀왔다.
한국 검찰은 장 씨의 혐의 가담도가 낮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프랑스 검찰에 보내기도 했다.
'법에서 소외된 이웃들' 그 후 | |
‘법-사람-세상’ 보도(일자·기사제목) | 기사 보도 후 지금은… |
(8월 8일) 목숨 걸고 재판하다 떠난 한기택 판사 | 고(故) 한기택 부장판사 지인들을 중심으로 추모집 발간 등 추모사업 진행 중 |
(9월 5일) 사북항쟁 묶여 있던 그녀, 25년 만에 입 열다 | 사북항쟁 당시 집단폭행당했던 김순이 씨,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원회 상대로 사북항쟁 주동자를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한 것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 제기 |
(10월 17일) 범죄 피해 유가족의 그늘… 생활고… 마음의 병… ‘두 번 죽는 고통’ | 살인사건으로 남편 잃고 정부보조금 45만 원에 기대 생활하고 있는 박은영 씨 가족, 심장병 앓는 둘째아들 병원비 마련에 어려움 |
(10월 24일) 시각장애 딸과 손발된 어머니… 마음의 눈으로 본 법정 풍경 | 대법원 장애인 초청 법원체험행사 후 장애인 편의시설 방안 마련 중 |
(11월 7일) 법 모른 죄…저 같은 사람 다신 없기를 | 마약인 줄 모르고 남편 친구의 부탁으로 물건을 가지고 프랑스에 입국하다가 마약운반 혐의로 프랑스 현지에서 체포돼 수감 중인 장미정 씨. 한국 정부 조기송환 노력 |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