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작전 막판 우르르… 3곳 연쇄먹통

  • 입력 2005년 12월 29일 03시 01분


초조한 접수창구200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마감일인 28일 오후 서울시립대 원서 접수창구에서 수험생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줄을 서 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날 대부분의 대학이 인터넷으로만 원서를 접수해 서버 용량 부족과 막판 눈치작전을 펴던 수험생들의 소나기 지원으로 서버가 다운됐다. 김미옥 기자
초조한 접수창구
200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마감일인 28일 오후 서울시립대 원서 접수창구에서 수험생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줄을 서 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날 대부분의 대학이 인터넷으로만 원서를 접수해 서버 용량 부족과 막판 눈치작전을 펴던 수험생들의 소나기 지원으로 서버가 다운됐다. 김미옥 기자
2006학년도 대학입학 정시모집 원서 접수 마감일인 28일 수험생들이 마감 시간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인터넷 서버가 다운돼 접수 마감이 하루 연장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눈치작전에 인터넷 마비=이날 오전 10시경 각 대학 홈페이지에 연결된 어플라이뱅크, 유웨이, 어플라이114 등 원서접수 대행업체 사이트 3곳에 수험생이 몰리면서 인터넷 사용 속도가 느려지다 업체들의 서버가 잇달아 다운됐다.

수험생들이 인터넷에서 지원 상황을 지켜보다 마감 시간에 임박해 한꺼번에 이들 사이트에 접속하면서 과부하를 일으킨 것이다.

이들 업체는 서버 용량을 늘리는 등 긴급 복구에 나섰으나 원서를 접수시키려는 수험생이 많아 오후 3시경에야 과부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유영산 사장은 “웹 서버 300대, 데이터베이스(DB) 서버 20대를 갖춰 시간당 5만 명이 접수시킬 수 있고 1만5000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며 “그러나 순간 접속자가 급격히 늘면 통제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일부 누리꾼이 접수 대행사에 의도적으로 과부하가 걸리도록 공격하겠다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어 서울 강남경찰서와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수험생 항의 쇄도=사이트 마비에 당황한 수험생들은 대학 인터넷 게시판에 항의성 글을 올렸고 교육인적자원부 대학 학무과와 대학 입학처에도 항의 전화가 쇄도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대부분의 대학은 마감을 연장하라는 교육부의 지시를 받고 일단 이날 오후 5∼7시로 마감 시간을 연장했다가 다시 29일 오전 11시∼오후 5시로 마감을 늦추기로 했다.

그러나 경희대 동국대 등 자체 서버를 갖춘 대학들은 접수에 차질이 없어 예정대로 이날 접수를 마감했다.

수험생 안모(18) 군은 “접수 내용을 마지막으로 입력하는 순간 확인 페이지가 뜨지 않아 당황했다”며 “원서접수 대행업체가 3, 4곳밖에 안 되면 미리 대책을 세워놨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행사 왜 이용하나=과거 대입 원서접수는 창구 접수가 일반적이었으나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수년 전부터 인터넷 접수가 시작됐다. 대행업체는 4곳이다.

올해 정시모집의 경우 창구 접수와 인터넷 접수를 병행한 서울시립대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학이 인터넷으로만 원서를 받았다.

자체 서버를 구축해 원서를 접수하는 대학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서버 다운 등에 대비해 2개 이상의 대행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지원할 때 대행업체에 수수료 5000원을 내야 한다.

대학들은 자체 서버를 설치할 경우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것보다 3, 4배나 많은 비용이 들고 이번처럼 돌발 사고가 생기면 책임 소재 등의 문제 때문에 대행업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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