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비슷한 수도권 집중 현상에 따른 부작용을 이미 프랑스도 경험한 바 있다. 한때 프랑스에서는 모든 정책 수단을 다 동원했음에도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국립행정학교와 같은 엘리트 양성 교육기관들을 지방으로 이전하면서부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가시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마침 정부에서는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로스쿨 설치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에 의한 폐해를 해결하고 오랜 숙원인 지역균형발전도 이룩할 수 있다. 물론 로스쿨 자체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대학원은 대학의 새로운 위상 정립과 우수 인재 유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충청권에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하여 행정기관을 이전할 예정이다. 또한 대전 지역은 유일하게 과학기술특구로 지정되어 내년부터 파격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므로 수도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기타 지역이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낙후 지역의 경우 성장거점이 없어 앞으로도 지역 낙후를 극복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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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로스쿨 선정 시 낙후 지역에 대한 정치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로스쿨 심사 기준은 수도권 대학과 로비에 강한 사립대학이 더 유리하도록 되어 있다. 만약 현 로스쿨 심사기준안대로 로스쿨을 선정한다면 대부분의 로스쿨이 수도권 지역에만 설립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정부는 로스쿨 심사 기준에 낙후 지역 배려를 위한 최소한의 구체적 평가 지표를 반드시 포함시켜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기 바란다.
한병성 전북대 교수·전기전자재료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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