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계열 응시자 3327명을 대상으로 논술고사를 치른 연세대는 다양한 제시문을 주고 공통된 주제를 찾아 1800자 안팎으로 서술하라는 문제를 출제했다. 제시문은 남동원의 ‘주역해의(周易解義)’, 영국 시인 조지 허버트의 ‘도르래’, 프로이트의 ‘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 영국의 목사 리자 자딘의 ‘기발한 탐구: 과학혁명의 구축과정’ 등 4곳에서 발췌됐다.
‘주역해의’에서는 얼마 전 교수 200명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은 ‘상화하택’(上火下澤·위에는 불 아래는 못이란 뜻으로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말함)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발췌돼 눈길을 끌었다.
출제위원장을 맡은 김도형(金度亨·사학) 교수는 “동서양의 고전을 중심으로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논지를 논리적으로 전개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며 “제시문의 공통적인 핵심주제는 ‘불안’으로 불안이 어떻게 개인이나 역사의 진보를 불러일으키는 역동적 에너지로 작용했는지 묻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양대와 경희대 논술문제는 비교적 평이한 수준이었다.
한양대 인문계열은 ‘미래사회 인간의 정체성 및 인간과 기계의 상호관계’를 1600∼1700자로 서술하라고 주문했다. 제시문으로는 최근 개발된 인간형 로봇 ‘휴보’와 만화 ‘공각기동대’의 휴머노이드 그림, 브루스 매즐리시의 ‘네 번째 불연속’,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 등이 주어졌다.
경희대는 한국에 대해 서양인이 쓴 서적에서 발췌한 제시문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의 한국인을 비교 분석해 바람직한 한국인 상을 1200자로 서술하라는 문제를 출제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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