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김관/클럽파티에도 에티켓이 있다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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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31일 밤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호텔의 비스타홀. 300평 가까이 되는 홀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젊은이들로 넘쳤다.

이윽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됐고, 2006년이 시작되는 순간 모두가 열광했다. 동시에 무대에는 그룹 ‘롤러코스터’의 멤버들이 나와 라이브 공연을 시작했다. 관객들은 무대 앞쪽으로 몰려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제는 이들의 공연이 끝나고 나서였다. 이날의 무대는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출신 총 11팀의 밴드 및 디스크자키(DJ)들이 나오는 공연이었다. 롤러코스터의 공연 뒤에도 절반 이상의 팀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20여 분간의 롤러코스터의 무대가 끝나자 종전의 열광적이던 관객들이 썰물처럼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물론 파티 형식의 공연이니만큼 공연장 출입은 제한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전체 공연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분위기는 영 썰렁해졌다.

공연마다 특유의 ‘관객문화’라는 것이 있다. 클래식 공연에서는 침묵을 유지하다가 악장의 말미에 몰아서 박수를 친다. 재즈 공연에서는 즉흥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쳐 흥을 돋운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칙은 아니지만 행위자와 수용자 간 암묵적 약속으로 공연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지금도 주말이면 서울의 홍익대 앞, 강남, 이태원 등지에서 다양한 파티가 열린다. 많게는 2000여 명의 인파가 몰리는 곳도 있다. 그간 클럽문화는 양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관객과의 호흡이라는 질적인 면에서도 발전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공연의 질은 결국 뮤지션과 관객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관객의 눈빛과 박수 소리가 뜨거울 때 뮤지션에겐 없던 영감도 용솟음칠 것이다.

김관 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 4년 본보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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