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인근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이남림(60) 씨는 9일 오후 두 아들을 통해 수표 30억 원과 1장 반 분량의 자필 편지 한 통을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 제작진에 전달했다.
편지에서 경기도 시민이라고만 밝힌 이 씨는 “사회의 도움으로 번 재산을 처분해 기부함으로써 내가 받은 도움을 사회에 다시 환원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 자신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기에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심적 고충의 깊이를 누구보다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다”며 “기회가 닿을 때마다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고 노력해 왔지만 아직도 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자신의 인생 역정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사랑의 리퀘스트’의 오세영 PD는 “8일 오후 이 씨가 전화로 ‘재산을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정확한 액수나 신분은 숨겼다”며 “이 씨가 볼펜 장사 등으로 어렵게 모은 돈을 기부하는 것이라는 사연도 두 아들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방송 출연은 물론이고 인터뷰와 사진 촬영도 모두 거절했다. ‘사랑의 리퀘스트’는 14일 이 씨의 사연을 방송한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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