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고양유림서원 이경무(李慶懋·81) 옹은 11일 시가 50억 원에 이르는 땅 1567평을 고양시에 기증했다.
이 땅은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 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인 삼송택지개발지구 내의 알짜배기 세 필지.
이 옹은 고양시의 역사를 기록할 건물을 세우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 땅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이 옹의 뜻에 따라 고양문화원 건물을 짓기로 하고 관련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옹은 이에 앞서 2001년 11월 택지개발로 받은 토지보상금 5억 원을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고양시에 기탁하면서 “앞으로 50억 원 정도를 사회를 위해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오전 6시면 어김없이 서원에 나와 청소를 하고 지인들과 한학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이 옹은 부자들이 나눔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14세 때부터 힘들게 돈을 벌어 부자가 됐어요. 힘들게 번 돈을 가치 있는 일에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전국의 부자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모두 결혼해 따로 살고 있는 2남 2녀의 자녀들도 이 옹의 이 같은 결정에 흔쾌히 동의했다.
그는 1986년부터 50여 평 남짓한 공간에 서원을 마련해 한학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조상 대대로 고양시에 터를 잡아온 이 옹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 없이 건재상 등을 하며 자수성가한 수백억 원대 부자이지만 그는 지금도 부인과 둘이서 20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다. 노 부부가 이 정도 크기의 집이면 딱 알맞다는 게 이유였다.
이 옹은 “지식이 있으면 후학을 키우고, 재산이 많으면 사회를 위해 내놓는 나눔의 정신이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사후 보험금 100만달러 모교에 장학금으로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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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캐나다 교포가 자신이 죽은 뒤 자녀들이 받게 될 보험금의 절반을 모교인 성균관대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내놨다.
성균관대는 재(在)캐나다 교포 심상철(沈相哲·70·약학과 56학번·왼쪽) 씨가 모교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자신과 아내의 사후 보험금 100만 달러(약 10억 원)를 학교에 기부했다고 11일 밝혔다.
심 씨와 부인 강성옥(姜聖玉·60) 씨는 2001년 부부가 모두 숨지면 자녀 5명이 2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보장성 보험에 가입했다. 이들 부부는 이 가운데 절반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것. 1974년 캐나다로 이민해 토론토에서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심 씨는 “대학 시절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교에서 주는 근로 장학금이 없었더라면 학업을 마치지 못했을 것”이라며 “늦었지만 당시의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보험금을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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