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일용직 인부로 속리산 국립공원에서 공중화장실을 청소하는 장말연(71) 할머니는 11일 오전 내속리 면사무소를 찾았다.
그는 1000원 짜리 지폐와 100원 짜리 동전 20만5000원이 담긴 비닐주머니를 내놓으며 불우이웃돕기에 써달라고 기탁했다.
지난해 화장실을 청소하면서 바닥에서 주운 동전에다 관광객이 ‘수고 하신다’며 건네준 돈을 모은 것.
장 할머니는 “내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 생각나 돈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도 같은 방법으로 모은 돈 16만9500원을 면사무소에 전달했다.
몸이 불편해 특별한 직업이 없는 남편(72)과 함께 사는 장 할머니는 자신의 월급 70만 원과 정부 지원(의료급여 2종 대상)으로 생계를 꾸려간다.
장 할머니는 “나이 먹은 사람이 화장실 청소하는 게 안타까운지 용돈을 주는 관광객이 많아”며 “사회에 아직 온정이 남아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동만(56) 내속리면장은 “장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도록 충북도공동모금회에 기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