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때문에 결석해도 ‘출석’

올 1학기부터 초중고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은 생리 때문에 결석하거나 수업을 받지 못해도 출석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남녀공학 학교에서는 성적 산출 등에서 남녀 학생 간에 유·불리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 건강보호도 인권=교육인적자원부는 생리로 결석하는 경우 여성의 건강권 및 모성보호 측면에서 사회적 배려를 하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할 것을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함에 따라 생리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하는 ‘생리 공결제(公缺制)’를 도입한다고 12일 밝혔다.

국가인권위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이 제기한 생리 관련 진정에 대해 “현재 생리로 인한 결석은 ‘병결(病缺)’ 또는 ‘기타 결석’으로 처리하고, 생리로 시험을 보지 못할 경우 종전 성적의 80%만 인정하는 관행으로 학생이 건강과 안전을 위해 취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생리통으로 인한 결석은 현행 규정 내에서 학교장의 확인을 거쳐 출석으로 인정하고, 생리 때문에 시험을 보지 못할 경우 성적 처리 등은 학교별 학업성적관리규정에 따라 처리하도록 했다.

▽어떻게 허가 받나=여학생들은 생리가 있을 경우 부모를 통해 담임교사에게 전화 등으로 사전 허락을 받은 뒤 나중에 결석계를 내면 된다.

또 갑작스러운 생리의 경우 사후에 같은 방식으로 보고하며, 3일 이상 결석할 경우는 의사진단서나 처방전, 약 봉투 등 증빙서류를 내야 한다.

교육부는 생리 때문에 시험을 보지 못할 경우 현재 병결처럼 종전 시험 성적의 80%를 인정하는 방안을 포함해 인정 범위 등은 학교별로 정하도록 했다.

▽생리 결석 악용?=남녀공학의 경우 여학생들의 생리 결석 때문에 성적 산출에서 유·불리 현상이 있을 수 있고, 생리를 핑계로 무단결석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또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생리 공결제는 실시하고 있지 않아 교육부가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학교 관계자들은 “중간고사를 잘 치렀으나 기말고사 성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병결로 처리하고 중간고사 성적의 80%만 인정받으려는 학생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 제도의 취지에 찬성하면서도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내신 실질반영률이 높아지는데 성적관리의 기준이 시도나 학교별로 다를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김영윤 초중등교육정책과장은 “성적 경쟁이 치열한 도시지역에서는 성적 처리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일선 학교에서 잘 조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