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실향민인 이순덕(79·사진) 할머니가 17일 건국대에 2억 원을 추가로 기증했다. 그는 지난해 1월에도 이 학교에 4억6000만 원 상당의 건물을 기증했다.
이 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써 달라”고 말했다.
그가 이날 기증한 돈은 통일이 되면 북에 두고 온 2명의 여동생을 위해 쓰려고 남겨 두었던 것.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이 씨는 6·25전쟁 때 강화도로 내려왔으며 1960년대 초부터 건국대 후문 앞에서 40여 년간 담배장사를 하며 돈을 모았다.
이 씨는 지난해 1월 14일 “학생들에게서 번 돈을 학생들에게 되돌려 주고 싶다”며 평생 담배를 팔아 번 돈으로 마련한 2층 건물을 건국대에 기증했다.
5년 전부터 파킨슨병을 앓던 이 씨는 “통일이 되면 두 여동생이 함께 살 집 한 채를 마련해 주려고 마지막까지 남겨 둔 재산이었다”며 “몸이 마비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통일이 되기만을 기다릴 수 없어 마지막 남은 재산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할머니가 2억 원을 기증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교내 산학협동관 3층 소강당을 ‘이순덕 기념 강의실’로 이름 짓고 18일 명명식을 열기로 했다.
또 통일이 돼 이 씨의 여동생 2명과 연락이 닿을 경우 이번에 기부한 2억 원에 대한 법정이자를 매달 보내주기로 이 씨와 약속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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