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표를 맡은 임혁백(任爀伯·정치학) 고려대 교수와 김형기(金炯基·경제학) 경북대 교수는 18일 인터뷰를 통해 “이념 중심이 아니라 정책 중심의 연구를 펼쳐 나갈 것”이라며 “연말에는 정부 정책 중에서 베스트(best)와 워스트(worst)를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우리는 민주개혁 세력의 싱크탱크를 지향할 것이지만 어떤 정책이 진보적이냐 보수적이냐를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정책이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정책이냐 나쁜 정책이냐를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정책포럼은 기존 진보세력을 극복 대상으로 규정하고 차별화된 진보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보수를 비판하고 나선 ‘뉴 라이트’와 대비해 ‘뉴 레프트’로 불릴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뉴 레프트는 (시장의 우위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가 등장하기 전인 1970년대 페미니즘과 생태주의가 결부된 진보주의를 뜻하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며 “그보다는 신자유주의가 등장한 후 글로벌 경제에의 환경 적응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한국적 제3의 길’로 불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 진보노선이 정부의 시장 개입 필요성을 강조한 케인스주의에 기울었다면 우리는 ‘혁신’을 강조한 슘페터식 자본주의를 지향한다”며 “과거 정부 복지(welfare)를 대신해 일을 통한 분배를 뜻하는 ‘워크페어(workfare)’와 학습을 통해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런페어(learnfare)’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좋은정책포럼에 참여한 인사 중에는 현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한 인사가 많다. 임 교수는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김 교수는 정책기획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두 대표는 “현 정부와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현 정부에서 장차관이나 위원장을 맡았던 분에게는 일부러 연락도 안 했다”면서 “현 정부의 정책이라도 잘못된 것은 비판하고 야당의 정책이라도 국민에게 좋은 것이라면 적극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좋은정책포럼은 한 해 4차례 종합포럼을 개최하는 한편 16개 시도별 지역 단위로 정책포럼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특히 정책포럼에서 정당별 정책 검증을 해 5월 지방선거에서 여야의 지역별 정책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 교수는 좋은정책포럼의 출범을 환영한 ‘뉴 라이트’ 진영의 반응에 대해 “뉴 라이트 진영 중에서 정당과 연계해 정치화하지 않는 세력과는 생산적 경쟁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포럼에는 서울대 임현진(사회학), 고려대 김균(경제학), 동국대 고유환(북한학), 성공회대 정해구(정치학), 포항공대 임경순(과학사), 부산대 김성국(사회학), 단국대 조명래(도시지역계획), 경희대 권만학(국제경영학부), 한국예술종합학교 심광현(영상원) 교수 등이 참여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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