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리 군은 2004년 1월 누나를 이 병으로 잃었다. 누나는 캄보디아에서 수술 한번 제대로 받지 못했다. 170만 명이 학살당해 ‘킬링필드’로 알려진 캄보디아는 여전히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치어리 군은 의료 보건 수준이 낙후된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오면서 삶의 희망을 갖게 됐다. 그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지난해 11월. 현지에서 활동하던 한민족복지재단 캄보디아지부장 이근희(47·여) 씨가 발 벗고 나서 치어리 군의 입국을 도왔다.
이대병원과 이랜드, 샘물교회 등의 도움으로 지난해 12월 초 비장 적출 수술을 받은 치어리 군은 수술 결과가 좋아 이달 제대혈 이식 수술(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치어리 군은 치료를 중단해야 할 지경이다. 이대병원이 진료비를 일부 할인해 주기로 했지만 의료보험 혜택이 없는 치어리 군의 치료비는 7000만∼8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모금된 돈은 4000만 원 선.
담당 의사 유은선(劉恩瑄) 씨는 “치어리 군은 2차 수술 이후에도 길게는 1년 정도 더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치어리 군은 그동안 배운 한국말로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로 많이 회복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민족복지재단 남상수(28) 주임간사는 “멀리 캄보디아에서 한국까지 건너와 투병하고 있는 치어리 군이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사람이 모금에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민족복지재단은 현재 치어리 군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홈페이지(www.hankorea.or.kr)와 전화(02-3471-9814) 등으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은행 계좌번호는 우리은행 1005-100-974386.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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