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기밀 유출 혐의 내사 국방硏 前연구원 자살

  • 입력 2006년 1월 20일 03시 03분


대전지검은 국방과학연구소(ADD) 간부와 연구원 10여 명이 군사용 레이더와 전투용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도입 정보를 미국과 프랑스의 군수업체 2곳에 유출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국방부는 당초 연구소가 제시하는 장비의 표준 모형과 사양을 제공받아 이를 토대로 장비를 발주하고 입찰에 부칠 예정이었다.

검찰은 17일 연구소 보안부서 책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다음 주부터 간부와 연구원을 소환할 계획이다. 이들 간부와 연구원은 모두 출국이 금지됐다.

이와 관련해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내사를 받아오던 이 연구소의 전직 연구원이 1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50분경 대전 서구 삼천동 G아파트 화단에서 공학박사인 강모(58) 씨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이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했다.

그는 2001년 연구소를 나온 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업체를 운영해 왔다.

경찰은 “강 씨가 부인과 검찰 앞으로 보내는 유서 2장을 집 안방 침대 밑에 남겨 놓은 뒤 옥상으로 올라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 씨는 아내에게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적었고 검찰에는 “다 내 잘못이다. 나로 (검찰 수사가) 그쳤으면 좋겠다.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밀 유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거나 내용을 많이 아는 강 씨가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비리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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