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전남 화순군 화순읍 전남대병원 지하 1층 대강당.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 완치 기념잔치에서 조수영(12·전남 화순군 화순읍) 양이 사례담을 발표하자 강당에 모인 백혈병 소아암 환자와 부모들이 박수로 축하했다.
이날 행사는 광주전남지역 백혈병 소아암 환자 부모 모임인 ‘빛고을 동우회’가 마련했다. 병을 이겨낸 어린이 36명을 축하하고 투병 중인 환자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자리였다.
조 양의 아버지는 “어른도 견디기 힘들다는 항암치료를 3년 여 동안 받은 끝에 결국 병을 이겨내고 친구들 곁으로 돌아 갈 수 있게 됐다”며 “치료 중인 우리 어린이들도 언젠가는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그 꿈은 꼭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례 발표가 끝나자 소아과 교수와 의사들은 어린이의 목에 기념 메달을 걸어주고 은팔찌를 채워줬다.
이어 열린 2부 행사는 완치 어린이들이 투병 중인 어린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2003년 백혈병 진단을 받아 1년 간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다 완치된 오은아(16) 양이 플롯으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웅변, 멜로디언, 영어동화, 중창 등 장기자랑이 이어지면서 희미한 미소조차 띄우기 힘들었던 환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국훈 소아과 교수는 “광주전남지역에서 해마다 70∼80명의 소아암 환자가 발생하는데 완치율이 80%에 이른다”면서 “소아암은 고칠 수 있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르치과 병원은 이날 후원금 200만 원과 구강용품 50세트, 헌혈증서 500매를 병원에 기탁했다. 빛고을 동우회 정영출 대표는 소아암 백혈병 어린이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하이마트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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