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경위는 검찰 소환에 불응한 직후 자살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에 심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윤상림 사건의 피의자가 아니며 최광식 경찰청 차장은 ‘부정한 거래’ 의혹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 탓?=최 차장은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를 비난했다. 그는 “검찰이 강 경위가 내 친구 박모 씨에게 보낸 돈과 박 씨가 윤 씨에게 보낸 돈이 전혀 상관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강 경위를 소환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일 저녁 강 경위로부터 검찰이 출두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사실대로 검찰에 말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최 차장은 강 경위가 “제가 언제 검찰 조사를 받아 봤습니까” 하고 한숨을 내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강 경위는 또 장인 명의의 통장(차명계좌)을 이용한 것과 지난해 1월 재산 변동 신고 때 차명계좌에 있는 1000만 원을 신고하지 않은 점 등이 문제가 되지 않을지 우려했다고 그와 가까운 한 경찰 간부는 밝혔다.
이들의 말이 옳다면 강 경위는 아무 혐의점도 없지만 검찰 수사에 심리적인 압박을 느껴 자살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 이외에 검찰이 강 경위를 소환하게 된 감춰진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강 경위는 최 차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 가운데 하나다. 강 경위가 최 차장과 윤 씨의 알려지지 않은 ‘거래’를 진술하게 될까봐 압박감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강 경위는 누구=강원 원주 출신인 강 경위는 원주농업고를 졸업한 뒤 1990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1995년 경장으로, 2001년 경사로 승진한 강 경위는 지난해 12월 경위로 특별 승진했다.
그는 1999년 사직동팀에서 당시 팀장(총경)이었던 최 차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강 경위는 최 차장이 경기지방경찰청 제2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2001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수행비서를 맡았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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