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의 생계비가 420만∼460만원이라고? 그만큼 못 버는 나는 하층민인가.”
23일 4인 가구(가구주 40대)의 월평균 생계비가 420만∼460만원 대라는 한국노총의 분석결과에 대해 상당수 누리꾼들이 소외감을 토로하고 나섰다.
언론사 닷컴과 각종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버는 사람이 많은데, 어느 나라 통계인가”라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아이디가 ‘shagus1’는 “420만원은 꿈 같은 소리다. 한국노총엔 재벌들만 있는가”라며 “맞벌이를 해도 월 200만원 수입도 안되는 사람이 태반이다.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6p6a2r’는 “5식구 180만으로 사는 우린 완전 거지”라며 “저런 결과를 보면 정말 비참해 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mlabs’는 “소기업 사장인 나도 평균 생계비도 못 버는 꼴”이라며 “직원들에게 돈 많이 벌어 와서 더도 덜도 말고 표준으로 살게 해달라고 해야 겠다”고 말했다. ‘madic50’는 “평균이 이 정도라면 양극화가 정말 심하다”며 “도대체 상류층은 한달에 얼마를 벌 길래 평균이 이 만큼이나 나오나”고 반문했다.
그런가 하면 “한노총 소속 귀족 노동자 월급 평균을 공개한 것(qnwkkr)”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애들 학비에 부모님 용돈 드리고 경조사 챙기고 살면 아무리 줄여도 저 정도는 써야 한다”며 “한국노총 발표가 그리 틀린 말은 아닌 듯”이라고 동조했다.
논란이 일자 한국노총 이민욱 정책국장은 “한국노총 구성원들의 실질 임금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 4인 가구가 표준적인 의식주 생활을 하는데 드는 월평균 비용을 조사한 것”이라며 “저 또한 발표된 월급 액의 절반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실제 생활에 드는 비용과 우리 근로자들의 임금은 괴리가 있다”며 “그 만큼 우리 사회 근로자들이 저 임금과 빈곤 속에서 희생하며 살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이 같은 지표를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도 “액수로만 본다면 높아 보일수도 있지만 우리사회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생활비와 교육비 등을 반영한 것”이라며 “노총은 요구하는 입장이고 사용자 측에서는 또 다른 기준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협상을 통해 조정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자총연합회 관계자는 “해마다 한국노총이 그렇게 발표하는데 문제점이 많다”며 “조합원 대상으로 조사하는 것도 그렇지만, 생계비 품목을 설정 할 때 도시 주거 형태 기준을 아파트로 한다든지 현실에서 벗어난 자의적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노총이 지난해 7월부터 한달 간 소속 조합원 17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나온 것이다. 한국노총은 이를 토대로 2월 중순께 2006년도 임금인상 요구지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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