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발등찍고싶은 아들 ＂수사 취소해 주세요＂

아버지가 아들에게 알리지 않고 아들을 정당에 당원으로 가입시켰다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25일 대학생 이모(25·4학년) 씨와 아버지(58)를 상대로 아들 이 씨의 정당가입 경위를 조사했다.

아들은 "지난해 10월 교원임용고시 준비로 공부하고 있는데 모 정당의 소식이 정기적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날라와 확인해본 결과 그 정당의 당원으로 등록돼 있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정당 당원인 아버지가 아들을 정당에 가입시킨 뒤 당비를 대납했고 아들은 이를 모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들은 "교원임용고시 1차에 합격한 뒤 교원 임용자격 조건을 살펴보니 정당 당원은 안된다는 규정이 있어 부랴부랴 신고를 했을 뿐, 아버지가 그런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정당에 가입할 경우 자신이 직접 신청을 하고 신청서도 자필로 써야 하기 때문에 엄연히 위법"이라며 "참 곤란한 경우"라고 밝혔다.

경찰은 입당 원서를 부탁한 아버지의 친구가 대전 구청장 후보와 관련 있다는 정보에 따라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