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정생동 강희길(60) 씨는 최근 무너진 담을 고치려고 굴착기를 동원해 마당 정지작업을 벌이다 땅 속에서 보리쌀이 들어 있는 드럼통 2개를 발견했다.
15년 전 이 집에 이사 온 강 씨는 "전 주인으로부터 '집 마당에 전쟁 때 보리쌀을 묻어 두었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공사 중 보리쌀을 넣어둔 드럼통이 나왔다"고 말했다.
드럼통에서는 보리쌀 2말 정도와 미숫가루가 발견됐으나 미숫가루는 물이 차 썩어 있었다.
강씨는 "소문을 들은 동네 주민들이 당뇨에 좋을 것 같다고 말해 나눠줬다"며 "전쟁 당시 우리에게 먹을거리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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